수영 신규등록 문의도 했겠다, 이제 화요일에 첫 강습을 받으러 가기만 하면 된다.
몹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수영 준비물, 수영 예절, 초보 수영' 등등... 몇 가지 키워드로 검색을 나열하다 보니 나의 알고리즘은 수영에게 점령당하고 말았다.
아아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설렘이란.
분명 운동을 하러 가기 위한 준비과정일 뿐인데 왜 그리 들뜨고 설레던지.
내가 가야 할 곳은 번지르르한 호텔 수영장도 아니고, 바닷속도 아니고, 동네에 하나쯤 있을 법한 평범한 수영장일 뿐인데 말이다.
이로써 나는 운동화를 달랑달랑 든 채 헬스장 문을 열고 들어가는 기분과
수영장 물속에 온몸을 맡기는 기분은 천지차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 수요 없는 공급일 수 있지만, 머지않아 왓츠인마이스윔백 영상을 유튜브 숏츠로 담아보려 한다.
* 그리하여 내가 챙긴 수영 아이템
지갑, 수영복, 수경, 수경케이스, 수모,
브라캡, 비닐봉지, 수건, 샴푸, 린스, 바디워시, 머리끈,
칫솔, 치약, 클렌징폼, 미스트, 로션, 바디로션, 안티포그
처음 수영 배우러 다녔을 때 장만했던 수영가방은 여전히 잘 사용 중이라 그대로 챙겼다. 그런데 어딘가 심심한 느낌이 들어서 대만 소류구에서 사 왔던 거북이 인형 키링을 곁들여주었다.
어떤 습관 하나를 들이려면, 일단 손에 자주 잡혀야 하고
손이 자주 가려면, 귀여운 포인트 하나쯤은 만들어두어야 한다는 나만의 철칙과 함께 완성한 수영 가방.
2년 전부터 함께하고 있는 샤오미 어메이즈핏 gts4 mini 워치.
가끔 만보기로 활용하기도 하고, 러닝머신 위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는데
방수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수영 배우러 가기 이틀 전에 알게 되었을 때 짜릿함이란.
수경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낡게 되어 새롭게 하나 장만했다.
모든 운동은 장비빨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이고 이름도 길다.
'피닉스 코모도 미러 패브릭 터치안티포그 빅렌즈 물안경 PN-1200M FB TA 알큰수경'
국산 제품이라 다들 믿고 사용하는 피닉스 브랜드라고 해서 관심 있게 보고 있던 찰나, 알고리즘으로부터 초보자에게는 미러로 된 제품을 추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간 사용했던 제품은 앞이 어두워서 물속이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함이 컸는데 알이 큰 수경이라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다. 쉽게 뿌옇게 되지 않는 안티포그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니 나에게 꼭 맞는 제품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서 선택한 제품. 고무가 아닌 패브릭이라 조여도 두통이 없다. 이것 또한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수영을 이미 한차례 배우고 왔기에 더욱 자신 있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다들 생각만 해도 마냥 기분 좋아지는 포인트가 하나쯤 있지 않나.
이를테면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기, 빼곡히 적힌 일기장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 책으로 가득 둘러싸인 공간에 들어갔을 때의 느낌 …
나에게는 물속으로 풍-덩 하고 빠지는 그 순간이 기분 좋은 순간이다. 매끈하게 씻긴 맨살에 물이 닿는 촉감, 손바닥이 닿았을 때 찰방찰방거리는 소리, 언제 봐도 청량한 수영장의 파란 색감까지.
수영 하나로 삶이 송두리째 바뀌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어제와 앞으로 조금 더 헤엄 쳐나간 오늘은 달라질 수 있다. 내 안에 무언가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간다는 사실만으로 안심이 드는 날들. 나에겐 앞으로도 계속 헤엄을 쳐야 할 이유가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