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배탈
찬란한 아침을 꿈꿨건만
속이 뒤틀려 찾아간 그곳,
차가운 도자기 위에 몸을 맡긴다.
짧지만 강렬했던 우리의 만남,
속을 쥐어짜는 아픔과 함께
너는 나를 품었고, 나는 너에게 쏟아냈다.
뜨거운 이별을 뒤로한 채
나는 다시 일상으로 향하지만
어딘가 허전한 이 기분,
혹시 너도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까.
그러나,
어느 골목, 어느 길목에서라도
우린 다시 만날 운명,
새로운 너를 향해 나는 또 달려가겠지.
변기여, 안녕, 그리고 또 안녕.
●시 설명
이 시는 배탈로 인해 예상치 못한 이별을 경험하는 상황을 의인화하여 표현해 보았습니다.
변기를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한때 뜨겁게 사랑(?)했지만, 이별을 피할 수 없는 존재로 묘사하며, 저의 처절한(?) 감정을 담아 보았습니다.
특히, “어딘가 허전한 이 기분”이라는 구절을 통해 배탈 후 남는 미묘한 찝찝함을 함축적으로 표현했으며, “새로운 너를 향해 나는 또 달려가겠지”라는 문장에서 급박한 상황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이 시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은근히 감성적인 톤을 유지하며, 우리 삶에서 불시에 닥치는 불편한 순간들도 결국은 지나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