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던지는 질문

_나의 문장

by JB


그래요 당신도 힘든 하루를 보냈군요

하루는 너무나도 길고 고통도 그에 비례하는 것만 같지요.

고통에 몸부림치다가도 지쳐서 쓰러지면, 그다음에 무엇을 하나요?

우선 저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씻어냅니다. 남아있는 소금 찌꺼기는 피부에 따가워서 쉽게 세상을 볼 수 없도록 눈을 뜨지 못하게 합니다. 따듯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눈꼽을 불려 떼어줍니다. 그 김에 세수도 좀 하고요.

그리고 치카를 합니다. 이건 저만의 방법이지만, 이럴 바에는 샤워를 하겠어! 하곤 머리부터 발끝까지 때 묻은 나의 몸을 하수구로 흘려보냅니다. 죽은 머리카락부터 케케묵은 각질, 마악 뽀득뽀득 씻진 않아도 비누로 몸을 구석구석 씻습니다.

감은 머리에 남은 물기를 꾹 짜고 샤워가운을 두르고 나오면 따듯했던 몸이 찬 기운을 만나 바싹 긴장하게 됩니다. 저는 이 기분이 제법 좋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아직 남아있다는 약간의 존재감이 느껴집니다.




새 빤스와 가벼운 옷차림, 날씨에 맞는 옷을 입고 노트와 펜을 챙긴 채 문 밖을 우선 나섭니다. 날씨가 너무 덥다면 공원 정자나 시원한 카페에 자리를 잡고, 너무 춥다면 실내에 들어가려고 합니다만, 최대한 사람이 적고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을 거닐어 봅니다. 그리곤 어떠한 곳이든 좋으니 앉습니다.

얼굴에 느껴지는 바람, 약간의 흙냄새, 색을 띠는 나무, 사람, 가족, 강아지, 고양이 등등. 느껴지는 것을 모두 적어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상당한 안정감이 듭니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내가 보고 듣는 것을 기록하고 남겨서, 나의 생각과 그 생각의 과정을 적습니다."

아마 나를 노래한다면 저 구절이 들어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만의 문장이 있습니다.
나는 괴로울 때, 그 문장을 실천합니다.

당신의 문장은 무엇입니까?

작가의 이전글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