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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교사 일기 07화

교육은 무엇인가(3)

앞으로 나아갈 방향 : 가정

by 째비의 교사일기

교육이 교육다워지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부모의 마인드 변화가 중요합니다. 과거에 자녀를 많이 출산했던 것과 달리 딩크 또는 자녀 하나만 낳는 풍조가 많아짐에 따라 과보호가 심해졌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자식을 사랑을 사랑했겠지만 자녀의 수가 많았기에 사랑이 분산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런 분산된 사랑을 받은 세대는 현시대에 부모가 되어 자신이 누리지 못했던 관심과 사랑을 자녀에게 쏟아붓습니다. 이 집중된 사랑 모습은 크게 과한 보호와 과한 사교육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집중된 사랑의 한 모습인 과한 보호는 아이를 자립성이 없이 자라게 만듭니다. 옛날의 아이들은 놀이터에 뛰어놀며 자신들이 만들어 낸 규칙을 활용하여 질서를 잡아갔습니다. 어느 규칙이 공정한 것인지 서로 논쟁을 하고, 이 과정을 통해 기존의 틀이 깨지고 새로운 규칙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은 학교 안에서도 다양하게 일어납니다. 친구와 다투며 서로의 감정을 읽는 방법을 배우고, 학교 규칙을 지키며 규칙의 존엄성을 배웁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들 간 조그마한 문제만 생겨도 부모가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친구와의 다툼만 생겼다 하면 경찰에 신고, 또는 학폭 접수를 한다던지, 학교 규칙 중 아이에게 불리한 것이 있다면 어떻게든 바꾸려 합니다. 부모님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렇게 자란 아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경험에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과한 보호는 아이를 영원히 아이로 만드는 일입니다.


집중된 사랑의 잘못된 모습인 과한 사교육은 부모의 잘못된 욕구 혹은 안도감에서 비롯됩니다. 이는 자녀에 대한 존중과 진정한 사랑보다는 사회의 요구, 외부에 비치는 모습을 의식하는 사랑입니다. 자녀를 존중하고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야 합니다. 부모의 꿈을 자녀에게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흥미가 무엇인지에 집중하고 이를 길러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가정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에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다른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옆 집 아이들은 학원을 몇 개 다니고 무슨 학원을 다니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적어도 옆 집 아이와 비슷한 삶을 살게 만들어야만 마음을 놓습니다. 불행이 옮아 온 것은 모른 채요. 아이는 부모의 꿈을 실현할 인형이자 도구가 아닙니다. 잘못된 욕구와 주변 환경에서 비롯된 안도감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저희 부모님들도 꿈이 있으셨지만,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가 않으셔서 꿈을 접고 어린 나이부터 장사를 하셨습니다. 남들 다 쉬는 날 일하시고 주말 없이 지금까지 살고 계십니다. 항상 제발 공무원이나 직장에 들어가 나처럼 힘들게 살지 마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들을 듣고 살았기에 지금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해서 모님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잘 살기 이전에 아이들입니다. 꿈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본인이 하고 싶어야만 끈기를 가지고 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강제되거나 의무적인 일들에 의문이 드는 순간 동기를 잃어버립니다. 학생들을 보면 책가방 안에 가득 쌓인 숙제들을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한숨을 푹푹 내쉬며 해나갑니다. 당장은 말을 들으며 잘 해낼지 모르지만, 포기하는 순간 아무것도 손에 잡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걱정되시겠지만 아이들을 믿고 스스로의 길을 걷게 용기를 주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용기를 갖고 학교와 학교 외의 공간에서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게 기회를 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아이가 너무 힘들어한다면 부모님들이 가지고 계셨던 지혜를 나눠주세요. 아이에게 당장 손을 내밀어 주시고 싶으시겠지만, 조금만 참고 멀찍이 떨어져 지켜보신다면 아이는 더 큰 깨달음을 배울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항상 아이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나눠주시는 전국에 계신 많은 학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가정에 더 큰 행복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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