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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배 Jun 24. 2024

독수리 5형제가 완전히 해체되다.

동탄 강의를 마치고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식사를 했다.

40년 만에 만난 친구도 있고,

소식은 전하지만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친구들인데 내가 동탄으로 강의를 간다니 A가 마련한 자리도.


2시부터 7시까지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각자 헤어지는데 A가 한잔 더하자고 소맷자락을 이끈다. "그래 그럼 간단히 하자"

나도 이미 취기가 오른 상태라 더 마실 수는 없지만 둘이 또 한 잔 하자니 친구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호프집에서 안주를 주문하고 생맥을 조금씩 마시면서 둘만의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늘 내 학원에서 자고 갈래, "

"아버님 혼자 계신데 너 괜찮아"

"막내 동생보고 오늘 내려와서 아버지 좀 챙겨드리라고 했어"

"그래 생각해 볼게"


"원배야, 난 너를 만나면 부담 스러워"

"뭐라고, 아니 왜?, 부담스러운데 왜 여기 이러고 있는데?"

순간 분위기가 싸해진다.


"내가 하는 행동과 이야기가 그 여자에게 들어가는 것이 싫어서 너를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얘기야"


A는 이혼한 상태였고, 그전 아내는 내 아내와 직장동료였다. 지금도 아내는 친구의 전 아내와 종종 만나는 관계다.


"니 얘기를 내가 뭐 하려 해, "

"아니 분명히 할 것 같아서"

"그런 얘기하려고 간단히 한잔 하자고 했니, 난 그럼 먼저 일어날게"


나는 가방을 챙겨서 식당을 나왔다.

A는 미안하다며 따라 나와서 소매를 끌었지만

나는 뿌리치고 서울로 올라왔다.

올라오면서 버스 안에서 A의 전화번호를 삭제하고, 카톡을 차단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를 포함해서 5명이 의기투합해서 설악산도 여행 다니고 평생 함께하는 친구가 되자고 다짐했다.

명절이면 각자의 가정을 방문해서 부모님에게 인사도 드리고, 부부동만 모임도 꾸준히 해왔다.


시간이 흐르고 

S가 사기치고 다니면서

한 명은 우리와 인연을 끊고 잠적하고

나에게 사기 친 S는 자동적으로 정리했고,

K는 연락이 끊긴 지 오래고

하나 남은 A는 엊그제 내가 차단했다.


독수리 오형제 이제 완전 해체다.


가는 길이 다르다 보니.

그나마 A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아내들끼리 서로 아는 사이였기에 가능한 것일까?


각자의 가치관 대로

각자의 삶을 응원해 주자.


2024.6.24.

작가 김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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