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원배 Jul 05. 2020

지나친 관심과 애정은 독이 될 수 있다.

"선생님,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 수업 시간에는 수업에 집중하는지 너무 궁금해요"

"어머니 촬영이라도 해서 보여드릴까요?"

"네, 그렇게 해주실 수 있으세요. 정말이지 궁금해서 일이 손에 안 잡혀요."

"아이를 믿으세요, 이제 중학생인데 아이를 믿으셔야 아이도 나이에 맞게 책임감도 갖게 됩니다. 촬영해드릴 수는 없어요. 아이의 학교에서의 행동이 궁금하시면 공개수업 때 오셔서 참관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별다른 연락 없으면 아이는 학교 생활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학교에서 생활 잘하고 있을까요?"

"네 걱정하시 마시고 어머님 일에 집중하세요.."


집에서 갑자기 말이 없어진 아들이 학교에서는 어떻게 잘 지내는지 궁금하신 어머니를 걱정하지 안 하셔도 된다는 위로의 말을 전해드렸다. 필자도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생활 잘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외출 올리고 몰래 학교라도 찾아가 볼까 생각도 해봤었다. 누구나가 자녀에 대해 궁금하고 걱정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부모와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된 경우에는 사춘기를 겪으면서도 아이는 부모와 의논하고 이야기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어려서 부모와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부모의 스킨십을 거부하고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필자는 첫째 아이가 엉금엉금 기어 다니기 시 잘할 때 아빠 개그맨이 되어줬다. 말랑말랑한 공을 벽에 던지고 튀어나오는 공을 몸을 날려 잡아내면 옆에 기어 다니던 아이는 까르르 환하게 재미있어하며 웃었었다. 거의 매일 아이 아이 앞에서 쇼맨십을 하는 아빠였다. 걸음마를 시작할 때쯤에는 퇴근하고 옷을 갈아입고 아이 손을 잡고 동네 놀이터에 가서 아이가 지쳐서 집에 가자고 할 때까지 놀아줬다. 일이 힘들어서 일찍 쉬고 싶었지만 잘 놀고 있는 아이를 억지로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놀이터에서 놀게 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아이는 엄마 아빠 출근하고 집에서 있다가 현관문을 잠그고 등교를 했다.

필자는 아이가 현관문을 잘 잠갔는지, 외출하여 집까지 갔다 온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리고 아이의 학교 생활도 궁금해서 직장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을 때도 있었다. 지나친 관심과 애정이 결국 아이도 힘들게 했는지 중학교 고등학교 사춘기를 엄청 심하게 앓고 지나갔다.


            


<지랄 총량의 법칙>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을 살면서 지랄 발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춘기를 힘들게 보낸 아이는 20대 초반이 되어서야 자신이 나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아들들이 계획한 유럽여행은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간섭보다는 지켜봐 주고 믿어주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진로 상담실을 찾아오시는 부모님들에게 

"부부의 행복한 삶과 부모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이가 건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토대가 됩니다. 지금 중학생의 아이만 보지 마시고 먼 미래의 아이 모습을 만들 가세요. 아이를 믿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세요. 지금 어머니를 힘들게 하지만 아이는 다시 돌아옵니다."

라며 위로해드린다. 


아이가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는 부모가 아이를 스스로 건강하게 성장하게 만듭니다. 


                                                           2020. 07. 05.

작가의 이전글 잔소리가 폭력의 원인이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