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Mark Aug 22. 2020

스타트업 면접 전에 점검해야 하는 10가지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한 자기 점검표

1년 전 감사하게도 평소 존경하던 분이 창업한 스타트업 회사로 이직했다. 20여 명 규모의 작은 회사지만 직원들 평균 나이가 30살인 역동적인 곳이었다. 입사하고 채용 때마다 면접관으로 들어가 1년 동안 30명 정도 면접해서 그중에 10명 정도 채용했다. 어떤 면접자는 '이런 분과 함께 할 수 있다니!'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지만, 어떤 면접자는 면접을 너무 못 봐서 저녁에 집에 와서도 마음이 무거울 정도로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면접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이력서 상으로는 들어올 실력이 된다는 것이라 더욱 그랬다. 이런 안타까운 경우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면접자들이 면접 전에 꼭 점검해야 하는 열 가지를 추렸다. 

 



하나, 실패 경험을 어설프게 꺼내면 오히려 낭패를 겪는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창업 경험이 있는 면접자들도 만난다. 우리 회사에 지원을 했으니 당연히 본인이 창업한 회사는 망한 경우다. 다들 본인이 창업한 경험을 이력서에 가득히 채운다. 면접관들이 관심 있어하는 것은 '왜 실패했는가?'이다.


"창업은 했지만 가장 중요한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힘들게 구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1년 만에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답을 하면 창업 얘기는 안 꺼내는 것이 낫다. 누가 봐도 이 사업 모델에서는 개발자가 핵심인데 이 부분을 준비하지 않고 창업했다는 것도 놀랍고, 1년 예산도 기획하지 않고 시작한 것은 더 놀랍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한 번 더 깊이 생각해서 아래와 같이 대답할 수 있다.


"창업 시 정부 투자금을 합쳐서 우선 6개월 안에 승부를 보려고 했습니다. 창업 멤버 중에 개발자가 한 명 있었지만 전문 개발 인력이 더 필요했습니다. 구인할 때 저희 사업 모델을 더 어필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이 약해서 개발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년이 지났을 때 공동 창업 멤버들 중 일부가 취업의 길을 선택했고, 모두 동의하에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이 정도 얘기하고 나면 면접관도 면접자도 더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둘, 준비해온 무기를 다 써먹으려 하지 말고, 면접관의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해라. 

면접자들이 면접 준비를 얼마나 열심히 했을지 안다. 모의 면접도 했을 테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도 달달달 외웠을 거다. 어떤 질문은 꼭 해주기를 바라며, 본인이 생각해도 완벽한 답을 준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면접관의 질문이 예상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간혹 질문에 억지로 본인이 준비한 것을 끼워 맞추려는 면접자들이 있다. 이 경우 면접관에게 질문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는 경우로 비칠 수 있다. 본인이 준비한 무기가 최고라는 생각은 버려라. 바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은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하고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10초든 20초든 생각을 정리한 후 답을 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셋, 지원 동기는 4절까지 노래할 필요 없고, 심플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져야 한다.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습니까?'라는 질문은 면접자 모두가 받는 질문이다. 때문에 철저히 준비한다. 자신이 이 회사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회사의 대표나 비전, 문화, 인재상을 얼마나 리스펙트 하는지 어필한다. 물론 면접자는 이런 내용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걸 면접관한테 하나하나 알려줄 필요는 없다. 이 부분은 여러 질문에 답하면서 녹아들어 가야 한다. 대신 지원 동기는 개인적일 필요가 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본인이 생각하는 커리어 패스(career path)를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대기업처럼 5년 뒤, 10년 뒤에도 이 회사에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이 생각하는 커리어 패스에서 지원하는 회사가 도전하기에 최적의 곳이라는 것과 자신의 경력과 장점을 가지고 회사 성장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어필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본인이 생각하는 커리어 패스를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넷, 웃는 얼굴은 침을 뱉을 수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없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면접관은 웃는 얼굴, 밝은 얼굴을 좋아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팀 분위기, 팀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 사람을 뽑았을 때 당연히 팀 분위기도 좋아지길 바란다. 밝은 표정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한다든지, 셀프 영상을 찍어본다든지 노력이 필요하다.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직장에서 웃는 사람은 비타민과 같은 존재다.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직장에서 웃는 사람은 비타민과 같은 존재다

다섯, 대답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항상 이야기하라.

'저희 회사에서 사용하는 A 솔루션과 면접자님 회사에서 사용하는 B 솔루션의 장단점을 얘기해줄 수 있나요?' 면접자는 구글 검색하면 나오는 수준으로 답했다. 틀린 대답은 아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사용했다면 그렇게 답하면 안 된다. 'A 솔루션이 마케터들이 사용하기에 보다 최적화되었습니다'라고 답을 했다면, 본인이 B 솔루션을 사용하면서 함께 일한 마케터들이 어떤 기능에서 어려움을 겪었는지도 함께 언급해야 한다. 어떤 경우는 너무 답답해서 '앞으로 대답하실 때는 본인 경험 위주로 해주세요'라고 조언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더라. 자신의 경험과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여섯, 도전 경험을 언급할 때는 시작부터 끝까지 꼼꼼해라.

한 면접자는 본인이 고등학교 때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서 학교를 다녔던 것을 도전정신으로 포장해 이력서 자기소개란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런데 이력서를 유심히 살펴보니 미국 대학을 다니다 중간에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유를 물었더니 생활하는 부분이나 공부하는 것이 힘들어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했는데, 시련이 닥치자 도전을 접은 셈이다. 스타트업에 지원하는 분들 대부분이 본인의 도전정신, 창업경험 등을 어필한다. 하지만 어설픈 도전은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물론 도전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끝까지 도전하다 도저히 안 되는 경우여야 어필할 수 있다. 너무 쉽게 도전을 포기한 경우라면 언급하지 말자.


일곱, 현재 직장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모습을 보여라.

스타트업은 다 똑같다. 많이 나가고 또 많이 들어온다. 그런 와중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떠나는 사람은 소수다. 서른 명이 채 안 되는 회사에서 한 명이 나가는 것은 여러 사람에게 직간접적인 타격을 준다. 대부분 나갈 때 인수인계, 본인 업무 마무리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나간다. 그래서 면접자들이 현재 직장에서 마무리를 잘하고 나오길 바란다. 그런 사람이 우리 회사를 그만둘 때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죄송하지만 현재 회사에서 제가 준비하고 있는 큰 행사가 다음 달 중순에 끝납니다. 행사 이후 랩업하고 인수인계 기간을 포함해서 다음 달 하순부터 출근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대답을 하면 아쉬운 소리를 듣는 대신 칭찬받는다. 이런 면접자는 언제까지라도 기다려줄 수 있다.


여덟,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영어가 그렇다. '영어는 어떻게 조금 하시나요?'라고 물으면 '아, 아직은 많이 부족해서 공부하려고 합니다'라고 답한다. 이런 경우 한번 더 질문한다. '그래서 현재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우리 회사에서 영어를 잘하면 우대하는 것을 알고 있고, 본인이 영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면,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현재' 하고 있어야 한다.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JD(Job Description)에 나와 있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면접자를 찾기란 어렵다. 대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재' 노력하는 것과 노력하지 않는 것은 면접관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차이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노력하고 있어야 한다

아홉, 원하는 연봉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계신 연봉이 있나요?' 꼭 묻는 질문이다. '아, 저는 주시는대로 받겠습니다' '제가 이 업계에서 어느 정도 주시는지 잘 몰라서요'라고 대답하면 안 된다. 본인의 몸값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경력직이라면 기존 회사에서 받은 연봉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어떤 면접자는 우리가 생각했던 연봉보다 오히려 25% 낮게 부른 경우도 있었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오히려 화가 났다. 현재 면접자가 다니는 회사에서 직원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있는지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본인의 몸값에 대해 가늠이 어렵다면 시장에서 자신을 평가하는 연봉을 알아보자. 이를 위해 이직 의사가 크게 없더라도 가끔은 이직 시장에 나와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이 원하는 연봉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열, 실력이 있다면 실력으로 끝장내라.

그런 면접자가 있다. 실력이 전부인 사람. 다른 요소가 크게 결격 사유가 없으면 무조건 모셔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본인이 충분히 실력 발휘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실력을 보여주고 증명하면 된다. 괜히 다른 것을 준비하고 어필하지 말고 자신이 얼마나 실력 있는지 보여주면 면접관들이 알아서 채용한다.




스타트업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지만, 일반 직장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면접을 앞둔 분들이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자기 점검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전 15화 외국계 기업이 외국'계' 기업인 이유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슬기로운 직장 생활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시작하기

카카오계정으로 간편하게 가입하고
좋은 글과 작가를 만나보세요

카카오계정으로 시작하기
페이스북·트위터로 가입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