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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중년수험생 jcobwhy Sep 02. 2024

중년수험생의 한 걸음 더

8월 5주 차

8/26 월

지난주 무사히 토플 시험을 마쳤다.


진짜 거의 15년 만에

문제를 푸는 시험을 봤다.


학교에 다니면서, 혹은 학원에 다니면서

수업을 듣거나 하지 않고,

혼자 책 보고 공부해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생각보다 향상되지 않는 점수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하고,

걱정이 많이 되었다.


현타가 많이 오는 과정이었다고 해야 할까?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하는 생각.


다행히 시험을 잘 마쳤다.

아직 스피킹, 라이팅 점수가 안 나오긴 했지만,

시험을 다시 봐야 할 가능성은 줄었다.


다행이다.


이젠 진짜 지원서 전쟁이다.

연구계획서,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나를 어필할 글들을 잘 써야 한다.

지원할 학교의 교수님들 컨택이나

추천서 요청할 분들께

연락드리는 일들도 시작해야 한다.


여전히 할 일이 많다.

최선을 다해 도전해 보자!


8/27 화

어제부터 입시를 위한 서류 준비에 들어갔다.

그 서류 중의 1번은 이력서다.

이력서 준비도 4~5년 만인 것 같다.


나름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 늘 이직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나름 꾸준히 이력서는 업데이트하고 있었지만,

아내가 유학 준비를 하고,

또 지난 2년 동안 경력이 단절되면서

내 커리어를 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진짜 오랜만에 내가 지나온 과정을 돌아볼 기회를 가진다.


진짜 많은 일을 했었구나 뿌듯해하기도 하고,

지금 내 모습에 초라함을 느끼기도 한다.


다시 도전할 마음을 먹은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이 뒤에 덧붙여질

나의 새로운 이력을 기대해 본다.


열심히 준비해서 잘 마무리해보자.

새 시작을 위해!


8/28 수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

처음 정착할 때도 그랬지만,

박사 입시를 준비한다고 하자

많은 분들이 소개도 시켜주시고,

또 응원도 많이 보내주신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번에 두 번째로 미국에 정착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존재,

가정이 되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미국 정착할 때 두 번 모두

워낙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분이 신분인지라

아직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만 많이 받고 있다.


어쩌면 이번 박사과정 준비가

기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내에 이어 나까지 신분이 안정되고 나면

더 남을 잘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지 도와주신 분들의 마음에 감사하면서

나도 어서 빨리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보답이다.


그날을 기대하면서 최선을 다해 보자.


8/29 목

어제 차에 기름을 가득 채웠는데,

그 후로 기름 냄새가 많이 난다.

오늘 새벽부터 정비소에 다녀왔다.

이제 정비소 직원과 베프가 될 지경이다.


엔진체크 경고등에 앞바퀴 축 부츠 찢어짐(?)

그리고 이젠 기름 냄새까지 나니

완전 종합병원이 따로 없다.


지난 3월부터 차 수리에만 수천 불을 썼다.

숨만 쉬고 학교만 보내고 밥만 먹어도

살림살이가 빠듯한데, 좌절감을 느낀다.


그래도 지금 준비하는 입시에 성공하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다.


혹자는 미국에서 살 정도면

금수저인데 배가 불렀다느니 하겠고,

또 혹자는 박사 연구지원금 정도로

살림살이 안 나아진다 훈장질을 하겠으나.

그러거나 말거나 난 그게 너무 간절하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싶다.

정도는 다르지만 평생 일희일비 하면서

쪼들리려나 싶다가도

이것만 지나가면 괜찮지 않을까

구체적 계획 없이 막연한 희망에 기대기도 한다.


어제 아내와 이야기 한 건

조금해 하지 말자는 것.


결국 차에 문제가 생긴 것도

시작은 조급해해서 급하게 차를 샀기 때문이었다.

급할수록 냉정해지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기운을 내자.

잘하고 있잖아.


8/30 금

어젯밤에 토플 성적이 나왔다.

이미 리딩과 리스닝 점수는 나왔기 때문에,

스피킹과 라이팅 성적을 기다렸는데,

하루 먼저 성적이 나왔다고 이메일이 왔다.


너무 떨렸다.

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웹사이트에 접속해

성적을 확인했다.


어?

일단 다행이다.


스피킹에서 어버버 한 것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혼자 동떨어진 점수가 나오진 않았다.

말을 끝까지 못 한 것 때문에,

마이크 볼륨 체크를 어버버 한 것 때문에

망한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충격인 건 오히려 라이팅 점수다.

문제 난이도도 나쁘지 않았고,

다 이해하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점수가 낮았다.


이번에 지원하는 과정 중 하나에서

토플 과목별 최저점수를 요구했는데,

그 점수보다 1점 모자라게 받은 거다.


아놔...


1점 때문에 토플을 다시 봐야 하나?

아니, 1점 때문에 250불을 또 써야 하나?


일단 학교에 문의를 해 봐야겠다.

만약 과목별 점수가 필수라면

듀오링고 시험을 볼 생각이다.

훨씬 쉽기도 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아..

너무 짜증 난다.

점수가 낮지도 않은데 영어공부를 또 해야 하다니.

그 과목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마음을 추스르고 생각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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