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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이 곧 돈이다

비즈니스의 핵심, 충성 고객이 만드는 가치

by 기록습관쟁이

라멘 한 그릇에 마음을 담아본 적 있는가? 부산 송도에 오면 늘 들르는 일본식 라멘집. 맛도, 서비스도 좋아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유독 짜다.


나는 항상 같은 메뉴만 시키는 편이다. 익숙한 것이 주는 안정감 때문일까.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르다. '오늘 간 조절을 실패했나?', '다음엔 괜찮겠지' 나도 모르게 라멘을 변호하고 있었다. 심지어 밥과 함께 먹으니 좀 나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 순간, 나는 이해하려 애쓰고 있었다. 이런 게 팬심이란 걸까?


흔히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하지만, 애정이 생기면 그 무너짐마저도 지켜보게 된다. 쉽게 등을 돌리지 못하는 마음. 나도 모르는 새, 이 라멘집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나 보다.


처음 방문한 가게였다면? 아마 다신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음식이 짜다고 사장에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웃으며 식사를 끝냈다. 그리고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이런 날, 새삼 깨닫는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이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게 운영의 핵심이라는 것을. 결국, 맛은 한 끼의 만족을 주지만, 신뢰는 다시 찾게 만든다.


팬심이란 단순한 취향을 넘어선다. 우리는 자주 가는 가게가 있고, 즐겨 보는 브랜드가 있으며, 꾸준히 소비하는 콘텐츠가 있다. 이는 단순한 선호도를 넘어 충성심으로 이어진다.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은 "최고의 마케팅은 고객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도록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나 가게를 자연스럽게 홍보한다.


이런 충성 고객의 중요성은 모든 비즈니스에서 강조된다. 애플을 보라. 단순한 스마트폰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아이폰 유저들은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줄을 서며 기다리고, 애플이 만드는 어떤 제품이든 신뢰를 보낸다. 스티브 잡스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른다. 우리가 그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이라고 했다. 그는 팬을 만들고 그 팬들이 애플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사람이었다.


음식점도 다르지 않다. 고객이 단순히 한 번 방문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찾고, 심지어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순간, 그 가게는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 우리 주변에도 그러한 사례는 많다. 골목길 작은 빵집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인 명소가 되는 경우도 있고, 한 명의 충성 고객이 SNS에 올린 후기 하나로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다.


결국, 팬심이란 '애정'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신뢰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소비할 이유를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충성 고객이 된다. "한 명의 열광적인 팬이 천 명의 무관심한 고객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이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적용된다. 우리가 만드는 관계, 우리의 태도, 심지어 우리가 쓰는 글 하나에도 팬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우리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된다.


오늘 라멘이 조금 짰다고 해서 내가 이 가게를 포기할 리 없다. 다음번엔 다시 방문해서 변함없는 맛을 기대할 것이다. 이렇게 믿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 바로 팬심이고, 그것이 반복될 때 가게의 운명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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