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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우 Jul 28. 2020

전체주의와 줄 맞추기

인간의 발명품 중에서 하나의 권력이 다수에 대한  통치 기법 중 하나로  피라미드식 연결고리와 줄 맞추기가 있다.

피라미드를 위해서는 적당한 위치에 계급을 부여했고 집단에게는 그 구조와 계급에 순응하는 것을  미덕이며 질서라고 주입시킨다.

대표적으로 군대사회가 그렇고, 기업의 체계가 그렇다. 심지어 어린이들의 학교에서 조차 그렇다.  권력자가 명령을 하달하는 이런 구조는 늘 가로 세로줄을 맞춰 집단을 나누고 계급의 서열 순으로 배치한다.

아무리 많은 수의 집단이라도 줄을 맞춰 서면 그것은  통치자가 위에서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또한 각 개인에게는 그 틀을 벗어나는 것이 매우 힘들고 위험한 구조이다. 한 사람의 흐트러짐이나 이탈은 마치 거대한 건축물의 수많은 기둥에 하나처럼 한 사람의 이탈에 대한 책임은 한 사람의 몫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기둥들의 몫까지 책임이 전가되는 부담에 묶여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틀 안에 갇혀있는 사람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틀을 벗어나기 힘든 오묘한 통치구조라는 것에 문뜩 소름이 돋기도 한다.  권력자들은 그 점을 너무 잘 알고 있으며 늘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자연에서 직선의 줄 맞추기 같은 것은 애초에 없었다.

그러나 인간은 권력의 서열적이고 집단적인 구조를 위한 질서를 자연의 질서로 혼돈할 때가 많다. 전통적 규범이 그렇고 공동체 의식이 그렇다.

본능적으로 인간들은 개인보다 집단을 더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왜 하필 우호보다는 다툼을 더 많이 행하는 것인가. 단체 스포츠가 그렇고 개인적 스포츠라 해도 그것은 이미 순수한 개인이 아닌 그가 소속된 집단의 목숨을 건 싸움인 것이다. 우리의 욕망은 진정 나의 것이 아니라 혹시 권력자의 욕망은 아닌가? 대열의 틀 안에 갇힌 자가 정신적으로도 갇혀있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종교의 구조와 권력의 구조는 유난히 닮아있다.


피라미드는 인류의 자랑스러운 세계유산이 아니라 가장 잔혹하고 처참한 인간의 비극적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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