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놀던 기억

중디 월드뮤직 라디오 #179

by 이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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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놀던 기억


한때,

녹색의 숲에서 두 사람이

피아졸라의 아베마리아를 연주했다.

유려한 음색은 아직 촉촉한 풀숲을 가로질러

나뭇잎 사이사이 먼 곳까지 퍼져나가며

숲과 인간을 한 몸으로 엮었다.


이제,

그것은 전설.


인간의 이기심은

자연을 그들의 필요에 의해 그들만을 위한 것으로 꾸며 놓았고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모두 깨끗이 없애버렸다.

나무는 목재가 되었고 풀숲은 시들지 않는 깔끔한 잔디가 되었다.

인간들은 그곳에서 아무 데나 집을 지었고, 아무데서나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 후,

'이제 더는 안 되겠다'라고 숲의 신음이 들려왔다.

그 신음에 숲의 생물들은 일제히 분노하고, 경계하고, 변형되었다.

인간은 숲에 갈 수 없게 되었고

숲에 들어가기 위해 죽음을 무릅써야 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괴물로 변질된 진드기와 바이러스들.

참혹한 미래를 아직도 상상하지 못하는 인간은

아직도 우쭐대며 자기 자신들의 설 자리를 파괴하고 있다.





https://youtu.be/SnpaGU9Rkq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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