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
퇴직 선배들을 수소문한다.
세상엔 회사만큼이나 다양한 퇴직의 이야기가 있다.
일상에 쫓겨 흘려보냈던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갈림길에 서서,
인생 후반전을 가리키는 표지판 기둥을 만지작거리며
지나간 퇴직 흔적이라도 뒤적인다.
어떻게 지나왔을까. 어떻게 견뎌냈을까.
질문이 이어진다.
지니의 램프처럼 답을 얻고 싶지만,
낡아버린 램프는 조용하다.
화려한 새 출발과 성공담은 동화 속 이야기였다.
그들의 낡은 일기 속 램프의 요정은 인내와 살아갈 이유만 남겼다.
선배들의 이야기는 조용했다.
꽉 다문 입술 사이에 갇혀버린
처절했던 신음 소리를 들어보려 볼륨을 키웠다.
허허 웃으며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얼굴에서
짧게나마 인생 전체가 보였다.
나도 그렇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왔다.
그들이 그랬듯 나의 이야기도 지나가고 있다.
누군가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무관심하다.
동화 같은 희망을 꿈꾸고, 소설처럼 상상하지만
결국은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히 이어진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그 무던함과 용기를 훔쳐 내 이야기 속에 담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