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희망퇴직

by 연쇄상담마

자유는 오히려 불편하다.

가지고도 쓰지 못하면, 내 것이 아니다.

주어진 시간은 일하고 남은 조각들이었고,

내 것이라 믿고 썼지만

결국 허락받은 시간이었을 뿐이다.


시간표 밖으로 밀려난 어른은

어린아이가 되어 방황한다.

부득이 얻은 자유는 시간을 거꾸로 돌려놨다.


스스로라 믿었던 일들은,

남이 시켜서 잘해온 것뿐이었다.

지킬 것이 많아질수록 정작 나를 지키지 못했다.

그렇게 자유의 해는 서서히 저물어갔다.


이제 뭐할까.

정작 물어봐야 할 때 묻지 않았고,

이제 와 보니 질문할 줄 몰라 답도 없다.

결승점을 향해 한 방향으로 뛰느라

다른 길도 있다는 걸 멈추고야 알아버렸다.


다시 아프리카 초원 위의 사자처럼 어슬렁거린다.

영토도 먹이도 없이, 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시시콜콜한 약속, 껍데기만 남은 관계 속에서

썩은 고기라도 찾아 헤맨다.

사자의 발걸음으로 나서지만,

나는 오늘도 한 마리 가젤처럼 두리번 거린다.


느즈막한 자유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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