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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하는 거북이 Dec 02. 2024

운동 도전기: 내 돈 내고 통제도로 뛰기 - 2

대회 나가니 연습은 해야지

 내가 선택한 훈련 프로그램은 1분 뛰기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난이도를 올려 30분 뛰기를 목표로 하는 총 24회의 프로그램이었다. 주 3회, 8주를 권하지만 나는 대회까지 남은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주중 아침 회사 헬스장 트레드밀(흔히 말하는 러닝머신)에서 뛰는 것을 계획으로 잡았다. 난 1분 뛰기도 못할 줄 알았는데 힘들지만 할 수는 있었다. 뛰는 시간은 1분 30초, 2분, 5분, 10분, 15분씩 계속 조금씩 늘어났다. 트레드밀에서 뛸 때는 변하지 않는 풍경을 몇 분 간 바라보면서 뛰어야 하여 지루했다. 변하는 건 트레드밀 화면에 적힌 시간, 런데이의 음성 코치가 열심히 알려주는 각종 달리기 기초 지식, 그리고 나의 심박수와 힘듦의 정도뿐이었다.


  그렇게 한 달간 연습을 하니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던 트레드밀에서 30분 연속 달리기에 성공했다!!!


 처음 안 걷고 30분을 뛰었을 때 나의 실력 향상에 정말 감격했다. 와 진짜 하면 되긴 되는구나. 속도는 느리지만 ‘연속해서’ 이렇게 오래 뛰어본 건 처음이다. 그동안 못 뛰었던 이유를 돌이켜보니 좀만 달리면 너무 숨이 차고 옆구리가 아팠기 때문이다. 런데이 코치는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1km를 뛸 때 걸리는 시간을 일컫는다.)로 꾸준히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계속 이야기한다. 그동안의 문제는 나에게 맞지 않는 속도였다. 학창 시절의 달리기는 철저히 ‘기록’과 ‘순위’였다. 지금은 그 두 가지가 다 필요 없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제 30분 연속 달리기를 달성하였으니 이제 대회 대비를 위해 밖에서도 뛰어야 했다. 굳이 밖에서 뛸 필요가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트레드밀은 바닥이 움직여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기구이고 노지는 바닥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차이에서 오는 사용하는 근육과 운동량이 꽤나 차이가 난다고 한다. 대회는 밖에서 이루어지므로.. 밖에서 뛰어야 했다.

  큰 맘을 먹고 밖에서 한 번 천천히 뛰어보니 트레드밀에만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트레드밀보다 훨씬 힘들었다. 트레드밀에서는 30분을 거뜬히 뛰었지만 밖에서는 10분 뛰고도 너무나 힘들었다. 10년 넘게 다녔던 동네길이 이렇게 거리상으로 길었다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다. 한참 왔는데 1km? 1km가 이렇게 길었나? 그보다 이대로 나는 괜찮은 것일까? 대회가 두 달 뒤로 성큼 다가와있었다. 계속 연습하면 밖에서도 30분 연속으로 뛸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연습을 해보았지만 나는 점점 나태해져 갔다.

  힘든 것 외에 복병은 여러 곳에 있었다. 밖에서 뛰면 안경이 계속 흘러내려 뛰다가 계속 안경올 올려야 했다. 그 외에 식사를 하고 1시간 반 정도 소화를 시킨 뒤에 뛰어야 배가 아프지 않았다. 이렇게 1시간 반을 애매하게 기다리려니 운동하러 나가기가 싫었다. 결국 다 핑계지만 항상 운동을 가기 싫은 맘과 싸우는 나는 점점 연습을 게을리하기 시작했고 결국 밖에서 30분을 연속으로 뛰는 것에 성공하지 못했다. 운동하기 싫은 마음이 나를 이겨버린 것이다. 과연 이대로 나는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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