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운동하는 거북이 Nov 20. 2024

운동 도전기: 내 돈 내고 통제도로 뛰기 - 1

500m를 연속으로 못 뛰는 내가 마라톤을?!

  한가로운 6월의 마지막 날, 팀 슬랙 채널(이 회사는 업무 메신저로 슬랙을 쓴다)에 한 링크가 올라왔다. 그것은 ‘2023 서울 달리기’. 우리 팀은 달리기를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다. 그분들을 위해 같이 대회 참가를 독려하고자 고수 운동러 팀원이 올리신 것. 나와는 상관이 없는 주제라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소환을 당했다.



팀원 1 거북이님 달리려고 이어폰 샀는데 11km 동참하시죠


 아니 저 5km도 안 뛰어 봤는데요?


팀원 2 아 그러게요.. 같이 가요 거북이님 ㅋㅋ 런데이 10월까지 하시면 가능


 런데이 왕초보고 코스 1일 차예요


팀원 1 5K는 오늘도 뛸 수 있어요


 아뇨 저는 못해요


팀원 1 안 해 봤잖아요


 옛날에 해봤어요


팀원 1 부정적 사고 금지


팀원 2 부정적 사고 금지 222 유캔두잇...


 아 근데 고민 쫌 되는데요.. 점심시간마다 열심히 해볼까요.. 월수금에 런데이 하는 게 목표거든요?


팀원 3 근데 이 마라톤 참가비가 6만 원...!!


팀원 1 아유 이거 저렴하게 나왔어... 거저야... 다른 집 가봐... 10만 원 넘어......


아.. 너무 회사에서 잡담으로 운동얘기만 했다. 이제 집에서 반강제 등산 권유가 아니라 회사에서 마라톤 권유를 받다니. 이 대화에서 ‘이어폰’과 ‘런데이’가 나온 배경은 다음과 같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동생이 운동을 해야겠다고 런데이(100% 풀보이스 트레이닝 앱으로 달리기, 걷기 등을 훈련할 수 있는 다양한 훈련 플랜을 제공한다, 출처: 구글 플레이 스토어 런데이 어플 설명)라는 어플로 꾸준히 달리기를 연습하더니 1년 정도 뒤에 시장 배 10km 마라톤에서 가뿐히 완주를 했다. 궁금반, 응원반인 마음으로 마라톤을 구경 갔던 나는 어린아이부터 유모차를 끌고 오신 중년 여성, 노인분까지 굉장히 다양한 참가자들을 보았다. 그런 도전들에 감명을 받아 미래의 버킷리스트에 마음속으로 추가를 했다. 오래 달리기는 내가 예전부터 못했던 운동이지만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 동생처럼 런데이를 깔고 달리기 연습을 막 시작해볼까 하던 참이었다. 때마침 회사에서 전자제품 프로모션 게시글을 보고 제품을 둘러보다가 달리기용 이어폰을 판매하길래 런데이의 훈련 음성을 들으려고 구입했고 그 이어폰을 이제 받았으므로 연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내가 선택한 건 왕초보 난이도인 ‘30분 연속 달리기 도전’. 그 시작인 1일 차에 저 제안을 받은 것이다. 고수 운동러인 팀원 1은 지금 운동량(등산, 사내 GX) 수준이면 3km는 이미 가능하다며 나에게 희망회로를 생성해 주었다.  어차피 달리기 시작하기로 했고 연습을 하려면 맨날 운동 가기 싫은 의지박약인 나에게 목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접수를 해버렸고 나의 마라톤 대회 대비를 위한 3개월 간 달리기 연습이 시작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