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한 짜장 어떠십니까?"

with '두콩파파'

by 글터지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뜻밖의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사람 때문에 서럽고 힘들어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사람 덕분에 하루가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순간도 생깁니다.


집 앞에는 그 자리를 30년이나 지켜온

중국집 ‘탄금성’이 있습니다.

양파부터 채소까지 직접 재배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 집의 간짜장은

음식이 아니라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천천히, 성실하게, 제자리를 지켜온 맛 말이지요.


KakaoTalk_20251223_143042811_05.jpg
KakaoTalk_20251223_143042811_04.jpg



그 간짜장을 함께 나누자며 찾아오신 이웃,

‘두콩파파’님과 벌써 네 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https://blog.naver.com/joohy1269


중고차 수출업에, 주식 투자 공부에,

두 아이의 아빠로서의 삶까지 짊어진 짐이

적지 않으실 텐데도 “한 짜장 어떠십니까?” 하고

시간을 내어 찾아주시는 분이시지요.


화요일 오전 근무라는 제 일정까지 기억해 두셨다가
일부러 그 시간에 맞춰 찾아오시는 정성도 고맙습니다.

남자 둘이서 소주 한 잔 없이
간짜장과 탕수육만으로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점심이 이어집니다.


KakaoTalk_20251223_143042811_02.jpg


아이들이 역사책을 즐겨 읽는다는 이야기,
미라클 모닝을 이어가는 어려움,
글을 쓰다 문득 찾아오는 허탈함까지
그는 꾸밈없이 마음을 내어 보입니다.

저 역시 종이책을 쓰며 느끼는 설렘과 부담,
하고 싶은 일과 그만큼의 두려움을

솔직히 꺼내놓았습니다.


이렇게 돌아보니 우리의 공통점은 단순했습니다.
‘어떻게든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
형편과 방식은 달라도,

마음을 문장으로 건네려 애쓰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인근 북카페로 자리를 옮겨
책장을 이리저리 넘기던 중,
그는 대뜸 선물이라며 태수 작가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를 제게 건넸습니다.


KakaoTalk_20251225_161350969.jpg
KakaoTalk_20251225_161339004_06.jpg


오디오북으로 들었지만
종이책으로 다시 만나고 싶던 책이었습니다.
필요한 순간에, 꼭 맞는 책이 손에 쥐어지는 일은
이상하리만치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저는 그에게 '캐나다 커피 원두 조금'과

'필이'님과 '시절청춘'님의 공저 시집,

『내가 그리울 땐 빛의 뒤편으로 와요』를 건넸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도,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도
그는 충분히 아름다운 방향으로

걷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고차 수출의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주식 투자 공부에 들이는 정성에서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결이 느껴졌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네 번의 만남 속에서도
그의 따뜻한 마음은 식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런 인연은
자주 보지 않아도 오래 가는 관계일 겁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누군가와 한 그릇의 간짜장을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하루는 충분히 행복해집니다.


글을 쓰며 만난 이 인연 덕분에
오늘도 저는 사람을 조금 더 믿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이런 만남이 있기에,
내일의 문장도 다시 써볼 용기가 생깁니다.


'크리스마스의 행복'도,

'연말연시의 따뜻함'도,

글로 연결된 소중한 인연 덕분에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부러 멀리서도 찾아주신 '두콩파파'님 감사합니다.



KakaoTalk_20251223_143042811.jpg
KakaoTalk_20251225_161339004.jpg
KakaoTalk_20251225_161339004_01.jpg




이전 09화한 순간, 모든 게 날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