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정직하게 바라본다.
브런치에 입문하고 나서 만나는 분들은
말 그대로 '대단'한 작가님들이십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경력과 글빨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입니다.
우연히 구독하는 '인자'님의 산문
'삶은 도서관'을 알게 되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삶은 도서관'은 건물을 이야기하는 것도,
서가만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 하나하나가 지나온 시간과 선택,
그리고 그 사람을 읽는 법에 대한 기록은 아닐까.
'젓가락 살인', '똥병상련', '오배열과 정배열',
대출상담에서 도서관만이 간직한 보존서고에서의
사소한 에피소드를 따뜻하게 풀어놓았습니다.
중년의 늦깎이 '사서'로 근무하면서 만난 사람들,
그 사람들의 시선과 말투,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드러나는
각자의 삶의 무늬가 이 책의 중심을 이룹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분들은
특별한 영웅도, 거창한 성공담의 주인공도 아닙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도서관이라는 조용한 공간을
드나드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인자' 작가님의 시선에 머무른 그 사연들은
이야기가 되고, 삶이 되고, 따뜻한 공감이 됩니다.
감히 글을 잘 쓴다라는 말로는 다 담기지 않는,
반짝이는 문장들을 오래 곁에 두고 싶어지는
따뜻한 공감 에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이,
삶을 기록하는 자세가 그렇습니다.
과장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문장들입니다.
37편에 달하는 에피소드 한편 한편이
따뜻한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모습이지만,
누구나가 볼 수 없는 내면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따뜻하고 포근한 책입니다.
『삶은 도서관』은
책과 서고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실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고,
도서관에 대한 산문이지만
결국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기록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며
자주 느끼는 감정이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쓸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을 가진 채 이 책을 읽다 보니,
오히려 잘 써야겠다는 조급함보다
'내 삶을 정직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더 커졌습니다.
한 번 펼치면 쉽게 덮지 못했습니다.
자꾸만 다음 장을 넘기게 되는
설레는 궁금함 때문이지요.
끝으로, 책의 인상적인 문장을 남겨 봅니다.
"젊은 시절 광고인이었던 나는
'말'과 '문장'을 다뤘지만,
중년의 나는 도서관에 와서
'책'과 '사람'을 다루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도서관 노동자의 하루는
너무 고단해서도, 너무 편안해서도 안 된다." 167p
이미 중년인 나는 무엇을 다루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