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칼부림나는 일이

by gomer

이주일 이상 미뤄놨던 레나와 약속을 잡았다. 처음엔 도서관에서 만나기 시작했는데 요샌 이주에 한번 정도 근처 공원에서 한시간 반 내지 두시간 시간을 보낸다. 요새 우리는 표현을 가르쳐 주다가도 너라면 뭐라고 말할 꺼야 라고 묻는다. 언어를 배우다보면 알려주는 사람의 성향도 중요한 것 같다.

자연사박물관 앞 광장 벤치에 앉아 있었다. 말도안되는 내 언어 발음에 깔깔거리는 우리 소리만 들려오던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히피같은 여자와 남자가 육탄전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남자는 급기야 여자를 발로 차고, 서로를 향한 폭력의 강도가 세져서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 사람들이 염려하기 시작했다.

레나한테 왜 싸우는 거냐고 물어보았더니 여자가 아무남자랑 자고 돌아다녀서 남자가 화가 났댄다. 상처받은 사람들의 사랑싸움같긴 했다. 근처 사람들이 말려보는데 아무리 말려도 소용없기를 여자는 남자한테 계속 맞으면서도 가슴을 치고 소리를 지르고 끊임없이 도발했다. 경비원아저씨도 끼어들고 급기야 경찰관이 등장했다. 육탄전을 벌이는 두 남녀를 떼어놓는 것조차 힘들었다.

애써 떼어놓아 각자 갈 길 가라고 다른방향으로 보냈는데도 여자가 씩씩거리면서 남자에게 소리를 질러 도발했다. 그 다른 방향의 끝에 다시 만나 연장전을 벌였다. 몇번의 몸싸움 끝에 광장이 조용해졌다. 세상의 슬픔을 온몸으로 느끼는 레나가 설명해 주기를 가끔 신문에 나, 사랑싸움으로 칼부림 일어나는 일이.


/201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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