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사랑은 쌉싸름합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면
그대가 생각납니다
노을에 물든 듯 붉어진 단풍잎은
한 때의 부끄러움을 감추어 줍니다
발아래에 소복이 쌓인 붉은 잎들은
서로를 붙잡고 놓지 않으려 애씁니다
남아있던 여름의 따스한 온기는
당연한 듯 사라져 갑니다
따스한 온기가 그리워진 바람은
서럽게 울기 시작합니다
그대와 나를 둘러싸던 붉은 잎들은
바람의 설움에 못 이겨 서로를 놓아버립니다
차가워진 가을의 끝자락,
흩날리던 단풍도, 소복이 쌓인 잎들도
그대도 떠나버립니다
가을의 사랑은 쌉싸름했습니다
한 때의 봄같이 다가왔던 그대는
겨울의 바람을 타고
다음 생을 약속하며 떠나갔습니다
그대의 가을을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가을날에도
그대는 오지 않았지만
언젠가 봄 같은 가을이 오길 바라며
따스한 온기만 남아있는 가을이 있길 바라며
오늘도 쌉싸름했던 가을의 사랑을 되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