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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Feb 29. 2024

말 못 할 사연

침묵

갑자가 하고 싶은 말을 목구멍으로 삼키는 경우가 있다.


"더럽고 치사해서 말도 못 하겠다."

보통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돈'과 관련되어 있다. 그래서 "돈은 앉아서 빌려주지만 돌려받을 때는 서서 받는다."라는 표현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보통 돈과 관련된 문제는 사실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일정 부분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먹고 죽을 돈도 없다, 내 돈 내놔~ 내 돈 내놔!"

돈과 관련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쪽은 악다구니를 친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싸움 구경이 재미있다면서 구경을 하면서 수군거리지만 관련자가 되면 몹시 심정적으로 힘들어진다. '돈'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지만, 세상의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말처럼 세상살이 많은 해결방법은 돈이 아닐까 싶다.


"내용증명 보냈습니다."

예전 전세로 거주하고 있었는데, 집주인이 계약 기간에 말이 없어 묵시적 갱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전화를 하였다. 재미있는 게 집주인은 계속 연락처가 바뀌어서 살면서 집수리와 관련된 전화는 연락되지 않았지만 전세 만료 때 새로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왔다. 아무튼 이 집주인은 오랜만에 전화를 하면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하였다. 아무튼 기분은 별로였지만 전세비용을 올려주는 조건으로 그 집에 2년마다 전세금을 올려주며 꽤 오래 살았던 기억이 있다.


004 침묵 p.19

말을 많이 해서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것보다 오히려 침묵으로 나를 감출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설득하거나 협상을 할 때 최대한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듣는 것이 좋아요.

상대방의 말을 많이 들을수록 상대방을 더 많이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묵묵히 들으며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낸다면 당신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정신과 의사 토미, 리텍콘텐츠, 2024.02.26.)


사실 속에 있는 말을 시원하게 뱉어내서 공격하고자 하는 욕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려서는 치기 어린 이런 말을 많이 해서 뒤에서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참고 묵묵히 듣게 됩니다. 가끔 중간에 말도 끊고 정정해주고 싶을 때도 있지만 뭐 그래봐야 나만 기분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을 알고 나니 물을 때까지 듣게 됩니다. 가끔 저 말을 어디까지 언제까지 들어줘야 하나 내적 갈등도 있지만 지금 저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나밖에 없구나 하며 그냥 듣고 봅니다.

"언젠가 말할 기회가 오겠죠. 지금은 듣고 있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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