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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y 16. 2024

나의 휴대폰은 기억하고 있다

나의 추억이 담긴 저장소

인생처럼 쌓이니 많은 추억이 남아있다.


"옴니아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예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아이폰을 사용했다. 물론 삼성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옴니아'를 출시했지만 화면 터치가 되는 휴대폰이 아닐까 아쉬웠고,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게 정답이라는 확신이 강해졌다. 매년 아이폰은 신형 아이폰을 출시했다. iPhone 3gs 다음 해 아이폰 4, 그리고 다음 해 아이폰 4s. 2년 약정의 노예로 매년 신형을 쓰지 못했지만 2년마다 휴대폰을 교체했다. 그래서 계속 뒤에 s가 붙는 모델을 사용했다. 그러다 일반 직장인들처럼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나갔다.


"나는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가?"

이제 스마트폰으로 사용하는 것은 검색, 내비게이션, 카톡 정도이다. 게임을 하지 않아 고사양의 스마트폰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렇게 4년 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니 과거의 사진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않고 단순한 몇 개의 앱들만 활용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약정의 높은 요금제에서 벗어난 것으로 매달 가벼워진 청구서를 보며 만족하며 살고 있다.


"사람은 잊히지만 사진은 남는다."

스마트폰에 4년이 넘는 사진이 담겨있다. 아이가 어려서 가족이 같이 여행 간 사진, 부모님의 팔순 생신, 한동안 마스크 낀 얼굴의 사진들이 남아있다. 아이는 꼬맹이에서 이제 청소년으로 부쩍 성장하는 게, 나는 청년에서 중년으로 변화하는 게 많은 사진을 넘기니 눈에 띄었다. 그래도 과거의 추억으로 돌아가서 다양한 감정이 함께하니 기억이 새롭다. 정말 사진을 보니 잊고 지내던 추억들이 모두 떠오른다.


최고의 유산을 남기는 법 p.388

미국의 백만장자이자 저명한 동기 부여가인 폴 마이어는 『성공을 유산으로 남기는 법』이란 책에서 25가지 열쇠 중 마지막으로 “나는 무엇으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에 대한 자신의 대답이 바로 진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설원 說苑』에 이르길 ‘화향천리행 인덕만년훈花香千里行 人德萬年薰’이라 했다. 말 그대로 꽃향기는 천리를 간다지만 사람의 덕과 가치는 만년 동안 향기로운 법이다. 그런 향기 있는 가치를 유산으로 남기면 살아가기를 나 자신이 소망해 본다.

《남자의 후반생》(정진홍, 문학동네, 2024.01.31.)


오늘 어제의 비바람이 지나치니 맑은 날이 온다. 어제의 흐린 날씨는 잊히고 현재의 뜨거운 날씨는 다가올 여름을 미리 겁나게 만든다. 예전에 마트에서 유통기한을 보지 않고 물건을 구입하는 어머니가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스마트폰 사진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통 보이지 않는 유통기한을 보기를 나 역시 포기한다. 살면서 어느 정도 타협하고 포기하는 게 속 편하다 싶다.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래도 이왕이면 향기 나는 인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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