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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y 28. 2024

멈추고 나를 인식하다

살아가고 있구나

달리는 트랙에서 벗어나 달리는 사람들을 지켜보니 내가 살아있구나 싶었다.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처음 등장했을 때 보조석에 지도책을 두고 수시로 길을 찾던 시대의 불편함이 끝났음에 안도했다. 사실 길눈이 어두웠던 나는 길을 몰라 같은 길을 몇 번이고 빙글빙글 돌았다. 그래서 1시간이면 돌아오는 길을 2시간 동안 다닌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내비게이션의 등장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지금도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않지만 스마트폰에서 유일하게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도 내비게이션이다. 하지만 여전히 내비게이션의 길을 착각해서 길을 잃고 다시 경로를 찾아 우회하는 것은 여전하다.


"인생의 나침반 같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실 별로 다정하지도 않으면서 특유의 사투리를 사용하시던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은 나의 목적의식 없음을 항상 지적하셨다. 진학지도를 하시면서 나에게 생각 없이 살면 그냥 사는 대로 살게 된다며 목적을 가지라고 하셨다. 물론 그때의 목적은 어느 대학의 어느 학과에 가겠다는 것이었지만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세상에 나와서 이것이 나의 자산과 계급이 되는지 전혀 모르고 그저 공부가 하기 싫었다. 그래도 선생님은 인생에서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뒷모습을 밟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 그냥 혼자 맘대로 걷고 있는가 싶다.


"아이에게 나는 어떤 모습일까?"

아이가 태어나고 나는 어떤 모습일까 싶었다. 무뚝뚝하시고 표현하지 않으셨던 부모님을 보고 자라서 아이에게 표현하지도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분명하다. 바쁘게 뛰어가다가 아이를 만나 다시 나의 과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나의 아버지였다면, 그때 나는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는 분명히 잘 자라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잘 살아가겠지만 그 과정에서 곁에서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는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사실 짐이 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게 솔직한 심경이다.


나를 귀찮게 하라 p.200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생각하는 건 쉽고, 행동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건 생각대로 행동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어려우니까 가치가 있고 도전하는 것이다.

《명상록》의 저자이자 로마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는 “우리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진다”라고 했다. 우리가 장애물을 더 많이 생각하면 할수록 인생이 장애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러니 장애물을 보지 말고 앞으로 나갈 목표를 봐야 한다. 장애물은 극복의 대상이지 걱정의 대상이 아니다. 원하는 목표를 분명히 정하고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장애물이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굳게 믿고 노력해야 한다.

《직장 생활 이대로 괜찮을까요?》(데이비 신, 매일경제신문사, 2023.11.23.)


항상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고민하고 실천을 해야 하는지 항상 멈칫하는 순간을 보낸다. 여전히 나의 결정이 올바른지 의문이고, 나이가 들수록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에 의문이 따른다. 아직 롤모델을 만나서 그의 행적을 따라 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리고 사람을 추종하다가 사람에게 실망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혼자 중얼거린다. 과거에는 사는 대로 살았지만 이제는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인생이라면 좋은 이야기와 좋은 생각을 하면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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