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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y 30. 2024

예상과 다를 것을 예상했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선인장처럼 뾰족하게 쳐다보지 말아 주세요.


"갑작스럽지만 빨리 처리해 주세요!"

나의 계획과 다른 일들이 치고 들어온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딱히 이 일을 처리해 줄 사람이 없으니 나에게 부탁하는 것이겠지만, 일이라는 게 몰리면 끝이 없다. 옆자리는 휴가를 쓰고 있고 앞자리는 책상에서 고개도 들지 않고 있으니 결국 자료를 수합해서 정리하는 일이 나에게 떨어진다. 아 나도 오늘 해야 할 일이 쌓여있지만 꾸역꾸역 그래도 돌아가는 조직을 보면서 참 힘든 세상이구나 하며 분주하게 여기저기 자료를 부탁한다.


"경기가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직장에 들어와서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뉴스는 본 적이 없다. 누구는 우리의 정치적으로, 누구는 우리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누구는 우리의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원인을 분석한다. 모두 힘든 세상을 예측만 하지만 딱히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일을 더 만들어 배를 산으로 끌고 가지 않기를 기대할 뿐이다. 그래서 다들 개인적으로 돌파구를 찾아 헤맨다. 항상 어제보다 힘든 내일을 전망하는 분위기에서 희망을 찾는 것도 개인의 몫이 되었다.


"소처럼 일했더니 소고기가 되었다"

최근 노력에 대한 허무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열심히 살다 보니 과거에는 힘겨워 밤늦게까지 했던 일들이 이제 예전에 이렇게 해결한 적이 있다는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누가 옆에서 힘겨워하면 꿀팁도 알려주며 보람을 느낀다. 매일 허걱거리면서 달리다 보니 다리의 근육도 붙어서 이제는 하프 마라톤도 가능하지 않을까 자신감도 늘어간다. 그래, 그냥 삽질만 하면서 살아온 것은 아니구나 싶다. 근심하고 해결책을 모색한 만큼 나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조금씩은 성장하고 있었다.


전통 가족 붕괴 속 새로운 고객 p.291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은 "트렌드를 모르면 사업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조차 "트렌드를 예측한다고 100% 성공하지는 않아도 트렌드를 잃지 못하면 100% 실패는 보장한다"라고 했다. 성공 모델을 보건대 반박하기는 어렵다.

《인구 감소, 부의 대전환》(전영수, 21세기북스, 2024.03.27.)


사실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으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의미 없는 허튼짓으로 보이는 것도 장기적으로 보면 디딤돌과 같은 일도 있다. 물론 가끔 방향이 완전히 엉뚱한 일도 겪지만 그런 경험을 통해 그런 사람의 유형을 정리하여 손절하는 경험을 갖게 된다. 방향을 잃고 이것저것 다 요청하는 인간들이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사무실 일이라는 게 계획대로 예상대로 진행할 수 있는 것도 복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제가 요청하는 자료도 아닌데 저를 원망하고 노려보는 눈초리는 맘이 불편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맥락을 읽는 능력이 분명 무기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니, 진짜 이 일을 벌인 사람을 노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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