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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May 27. 2024

시간여행인가 했는데

그냥 멍한 것 같네요

출장 후 오랜만의 출근길 시간이 건너뛰기하듯 변한다.


"눈앞의 풍경이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이다."

갑자기 정차하고 있는데 신호등이 수시로 변경된다. 분명 30초 전에 신호등이 바뀌어 사람들이 길을 건넜는데, 이제 신호등 앞에 기다리는 사람들도 없는데 다시 신호가 변경된다. 무슨 일인가 싶다. 그리고 사거리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 데, 분명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교차로를 건너는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우측에서 전진하는 방향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거리 신호등이 순서대로 바뀔 텐데 그리고 분명 저 신호가 아닐 텐데 저 사람은 언제 저 길을 가고 있지 싶다. 아침부터 깜빡 졸았나 아님 멍 때렸나 하다 긴장하면서 출근한다.


"반복되는 드라마에 나의 인생도 반복되는 기분이다."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를 계속 반복해서 보고 있다. 사실 한 번도 보지 못한 드라마를 주말 내내 순서 없이 계속 뒤죽박죽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타임슬립으로 과거로 돌아가는 내용이 유행인 것은 알겠지만 나에게 타임슬립 기능이 있다면 나는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고민해 본다. 기억을 가지고 과거를 다시 살게 되면 분명 장점도 있겠지만, 결론을 알고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삶이 재미없지 않을까 싶어 생각을 덮어 버린다.


"업무의 데이터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경기는 계속 나빠지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이 전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래서 디지털 작업으로 몇 시간을 낑낑거리다가 결국 콜센터에 전화해서 바로 오류를 수정하여 해결되는 사례를 들었다. 업무 프로세스 중 일부는 디지털 전환 또는 보완으로 업무의 스트레스를 감소하게 만드는 개선은 필요하지만 모든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는 아직 기술적으로도 비용면으로도 시기상조가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을 의견으로 내본다. 물론 의사결정자의 의견이 중요하지 나의 의견이 뭐가 중요하냐고 말한다면 그럼 그냥 시키면 되지 왜 묻냐고 할 수밖에 없다.


11. 데이터는 언제나 옳다 p.161

데이터는 종종 옳지 않지만 항상 옳다 p.173

199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는 일찌감치 이런 말을 남겼다.

“데이터를 오래 고문하면 그 녀석은 어떤 말이든 한다.”

그렇다. 그리고 고문해서 얻어낸 데이터를 맥락에 맞춰 집어넣으면 말도 안 되는 궤변도 제법 그럴듯해 보인다.

《보여주기》(오후, 생각의힘, 2024.02.29.)


주말 내내 졸면서 보냈다. 책을 읽다가도 졸았고 드라마를 보는 아내 옆에서도 졸았다. 그리고 출근하니 출장 동안 일은 쌓여 있었지만 졸리다. 분명 오늘 이런저런 자료를 정리하고 보고를 해야 하는데 몹시 졸리다. 분명 점심을 먹으면 더 졸릴 텐데 하면서 꾸역꾸역 데이터를 밀어 넣고 정리해 본다.

"과거에 이랬으면 하고 후회하지 말고, 오늘 밀린 일을 처리하여 내일 후회하지 않도록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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