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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Jun 11. 2024

행복한 날

아이의 졸업 사진

졸업 사진 찍으러 가는 날이니 새벽에 일찍 깨워주세요.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패션이 멋진 거야!"

아이의 패션은 확실하다. '꾸안꾸'이다. 졸업 사진을 찍는 아이의 안내문에서는 검은색 옷은 안 된다고 하고 2벌의 옷과 각자의 포즈를 준비해야 한다고 안내되어 있다. 아이를 데리고 옷을 사러 간다. 아이가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해서 졸업 사진 촬영의 준비를 마친다. 그런데 왜 검은색 옷은 안 될까 궁금하다. 하긴 최근 돌아다니면 모두 검은색 티셔츠만 입고 다니는 모습이다. 한때 검은색 롱패딩이 인기일 때는 김밥들이 걸어가는 모습으로 보이더니, 이제는 검은색 티셔츠 무리가 걷는 모습이다.


"선생님이 쭈쭈바 사줘서 좋았어!"

더운데 졸업 사진을 찍고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잘 찍었냐고 물어보니 특유의 '그럭저럭'이라는 대답만 돌아온다. 그래서 다 같이 사진 찍어서 재미있었겠다고 하니 돌아오는 길에 선생님이 쭈쭈바를 사준 게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쭈쭈바를 먹은 게 언제인가 싶다. 더운 날 쭈쭈바 하나면 참 행복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다가 용돈을 꽤 받으면 브라보콘 하나에 그렇게 행복한 날이 없었던 어린 시절이 있었구나 싶다.


"팍팍하게 살아가는 게 우리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

아내가 퇴근을 하다가 우리가 너무 틀 안에 갇혀 사는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좁은 틀에 갇혀서 허걱거리면서 사는 것이 결코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게 말하는 것을 듣고 나니 이렇게 힘들게 살려고 노력하는 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소소하게 작은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가는 게 인생의 재미라는 생각이다.


chapter 6. 행복은 아이스크림이다

아이스크림은 달콤하지만 반드시 녹는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행복 공화국에는 냉장고라는 것이 없다. 남는 옵션은 하나다. 모든 것은 녹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자주 여러 번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것이다.

《행복의 기원》(서은국, 21세기북스, 2014.05.22.)


별거 아니더라도 웃으면서 지낼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잦은 행복을 통해 인생의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그저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만 하는 것은 아닌가 잠시 멈추게 된다. 삶의 목적지란 남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내가 정하는 것인데 나는 정작 제대로 달리고 있는 것일까 질문이 밀려온다.

"더운 날 시원한 쭈쭈바 같은 행복한 날을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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