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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Jun 14. 2024

운칠기삼(運七技三)

운이 없으면 노력이라도

범칙금이 12만 원이나 나왔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노인보호구역 실버존에서 과속으로 범칙금이 나왔다는 같은 직장의 직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노인보호구역 실버존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들었고, 시속 30km로 서행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어린이 보호구역과 다른 보호구역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항상 출퇴근하는 장소에 출퇴근하는 시간이라서 자신이 과속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말에 남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과속으로 6만 원을 납부한 아내도 항상 다니는 길에서 왜 과속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였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은 세상 정말 넋 놓고 살아가는 기분이다.


"앗 손해 보고 팔았는데 오르네!"

오래전에 유망하다는 종목을 샀다가 반토막이 났다. 독점적인 사업 모델로 여러 사람들이 추천했던 종목이었다. 우리 직장에서도 사용하고 있으며 매년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어 낯설지 않았다. 추가 기능을 도입하여 사용료도 인상할 계획이라고 해서 매수하였다. 하지만 내가 사고 얼마가지 않아 귀신같이 빠지기만 하다가 반토막이 났다. 그리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어 언젠가는 회복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두었더니 마이너스 70%가 되었다. 종목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면 물타기를 했을 텐데 예수금도 부족해서 그냥 두었다. 그러다가 마이너스 55%가 되자 손절했다. 그리고 오늘 그 종목을 검색하니 내가 매수한 가격 이상에서 물결치고 있다. 누가 나의 계좌를 들여다보고 비웃고 있는 서늘한 느낌이 든다.


"내 인생은 막장 드라마 같아."

'내일을 알면 이러지 않았겠지!'라는 영화 속 배신자들의 대사처럼, 내일을 알고 있다면 다양한 실수를 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면, 지금도 이렇게 실수하여 겨우 이 정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렇게 하면 너를 가질 줄 알았어.'라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잘못된 결정처럼 항상 사람은 실수를 하고 죽기 전에 깨닫게 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도 계속 실수하며 사는 것을 보니 아직 죽을 때는 아닌가 보다 위로한다. 그래 이렇게 실수를 꾸준히 하는 걸 보면 나는 꾸준히 개선되는 인간인가 봐!


투자(投資)로 세상을 본다는 것 (2023년 2월) p.211

농구 격언 중에 “선수의 키는 지도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투자에서는 운과 실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운과 실력 모두 누군가가 가르칠 수 없습니다. 실력과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원하지 않는 결과에서 경험을 얻고,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통해 통찰력을 얻어야 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이광수, 이든하우스, 2024.05.02.)


타고난 운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다. 그래서 다들 '금수저' 타령을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타고난 운이 없으면 노력이라도 해야 그나마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결론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 타고난 운을 재주가 이길 수 없다지만 운이 없으면 재주라도 키워야겠다. 유명한 방송인도 인생은 운이지만 비키니는 기세라고 하지 않았던가. 만화 <드래곤볼>의 우주의 모든 도움을 모아 날리는 필살기 원기옥이 생각나는 날이다.

"지구인들아! 나에게 힘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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