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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Jun 18. 2024

능력 되면 다른 곳에 가라는 말

제정신인가요?

난 우리 조직 사람들 참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능력 되면 다른 곳에 가서 일하고 못 가면 여기서 입 다물고 일하는 거지!"

여기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모두 모욕하는 말을 당연하게 입 밖으로 내뱉는 사람을 보면 우리 조직도 정말 막장으로 흘러가는구나 싶다. 방탈출 게임처럼 탈출은 능력순이라는 말로 들린다. 웃는 얼굴로 태연하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리더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속으로 지지했었다. 리더가 되면 잘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그리고 절대 리더가 되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조직이 언제나 밝고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갈수록 막막하게 느껴진다.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가끔 생각과 다른 좋은 기분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기존에 전혀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은 보통 말이 없거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던 사람들이 갑자기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말하는 순간 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안다는 말처럼 사실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무슨 생각인지 전혀 모른다. 그러다가 자신의 의견을 논리 정연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척 많은 준비를 하고 있구나 싶다. 나는 당황하는 순간에 그냥 웃어넘겼는데,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웃어넘기니 다음에도 또 똑같은 무례를 감당해야 하는 건가 싶다.


"기다리는 좋은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막연히 조금은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는 게 인생의 묘미라고 웃어 넘기기도 했다. 그래도 가끔 왜 저 사람이 저 자리에서 저런 허튼짓을 하고 있는지 가끔 의문이 든다. 누가 저 사람에게 저런 권한을 주었기에 저런가 싶다. 전시상황이 아닌데 군인이 명령으로 죽었다면 명령을 내린 사람은 남의 귀한 자식이라 생각해 죄책감을 느낄지 아니면 그냥 장기판의 일개 졸로 생각했을까 궁금하다. 기대는커녕 실망감만 커지는 상황에서 문하는 것이 문제라는 명령조의 반어법이 넘쳐난다. 명확하지도 구체적이지도 않은 명령은 책임을 미루는 것이지 제대로 된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기꺼이 받아들이자 p.179

내가 찾은 답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앞서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는 지금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일어난 일, 일어나지 않은 일에 마음과 에너지를 주기보다 당장 내 손에 들린 책과 글에 집중하는 것이다. 오늘 읽어낸 책은 성취감을 주고, 오늘 써낸 글은 만족감을 준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시간이 아닌 그 시간 동안 자란 우리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가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조금 더 성장하듯이 말이다.

《직장 노예》(김형준, 미다스북스, 2023.08.02)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방을 탈출하지 못한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누군가 뭐라고 하면 그냥 쓱 빙그레 웃어주는 게 보이는 전부이지만 열심히 해결책을 찾아본다. 방을 탈출해도 이상한 사람들은 꾸준히 등장해 주겠지만 그때마다 웃어넘기며 잊어버리고 다시 안 보는 방법을 계획한다. 언젠가 웃으며 말할게요!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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