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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Jun 19. 2024

왠지 억울하다

나이 들어 그래요

예전과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억울하게도 주량이 줄었다는 점이 아닐까?


"나이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사실 속상한 것들도 늘어나요!"

점심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불편한 점을 말하기 시작했다.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사람, 노안이 온 사람, 손목이 아픈 사람, 어깨가 아픈 사람 등 다양한 불편한 점을 이야기한다. 그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나이가 들었더니 주량이 줄어서 서운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니 나도 노안이 와서 작은 글씨를 보는 것은 포기하였고, 점심을 먹고 나면 소화가 되지 않아서 한참을 소화를 위해 에너지를 소비한다. 노화가 와서 예전보다 술을 적게 먹어도 더 빨리 취하는구나 싶었다. 적은 양의 술로 취하는 것이 가성비가 좋다고 해도 낭만으로는 영 기분이 별로다.


"다들 다양한 루틴이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 다들 자신만의 루틴대로 행동한다. 옆자리는 아침에 루테인을 먹고, 그 옆자리는 다른 영양제를 먹고, 그 옆자리는 앞머리에 헤어롤을 감는다. 과거 삼성 라이온즈의 박한이 선수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루틴을 보는 것과 같다. 장갑을 다시 조이는 것은 이해되는데 도대체 헬멧의 냄새는 왜 맡는 것일까 아직도 궁금하다. 가끔 종교의식을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도 조금이라도 노화를 늦춰보겠다고 비리지 않다고 하니 왠지 비린 느낌의 오메가 3 알약을 입에 넣는다. 비나이다. 모두의 노화를 막아주세요!


"가끔 별일 아닌데 서운하다."

아무 의미 없이 바빠서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해 눈을 마주치지 않고 대답하는 사람이 서운하다. 물 마시고 있느라 아침 인사에 대꾸가 없는 동료가 서운한 경우도 있다. 더운데 찌개 먹으러 가자고 할 때도 서운하고, 입사 동기에게 전화를 했는데 업무상으로만 대할 때도 서운함이 밀려와 그냥 용건만 말하고 통화를 마친다. 다 별일 아닌데 서운하다. 그래도 별일 없다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 하나 싶다. 그래, 별일 없이 살면 그만이지!


지레짐작으로 넘어가면 안 된다 p.68

같은 듣기라도 ‘히어(hear)’와 ‘리슨(listen)’은 다르다.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오는 것이 ‘hear’이고, 의식해서 듣는 것이 ‘listen’이다. 놓치고 못 듣는 경우가 많은 사람은 무의식 중에 ‘hear’의 자세로 듣고 있었을 것이다.

영어 듣기 시험을 치른다는 마음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듣자. 그런 마음가짐만으로도 훨씬 집중해서 들을 수 있다. 그러면 혹시 놓치고 못 들었다 하더라도 “죄송한데 지금 하신 말씀 한 번만 더 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할 수 있다.

《어긋난 대화 1분 만에 바로잡는 45가지 기술》(요코야마 노부히로, 황혜숙, 밀리언서재, 2024.05.10.)


뜬금없이 기분이 상하는 것은 더운 날씨와 더불어 노화로 기운이 빠져서 그런 것이라 추측해 본다. 올여름 무척 덥다고 하는데 기운을 차리려면 무엇을 먹고 어떤 운동을 해야 하나 싶다. 가끔 삐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냥 갱년기인가 보다 넘어가라는 말이 떠오른다. 식욕은 기억이라 여전하지만 밥을 먹으면 멍하고 저녁을 먹으면 소화되기 전에 졸리다.

"나이 들어 속상한 게 많지만 그래도 대신 지혜로워진다면 그걸로 퉁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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