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내 진동
옷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나는 인간 식초인가 보다.
"옷에서 냄새가 나. 옷 갈아입어!"
외출을 하려고 티셔츠를 입었는데 아내가 옷을 갈아입으라고 말해준다. 옷에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습도가 높은 날 몸에서 땀도 많이 나고 건조기로 말린 옷에서도 가끔 건조기 시트향 외에 다른 냄새가 나는 날이 있기도 하다. 가끔 시큼한 냄새가 나는 날이 있다. 스스로 식초로 발효되는 중이 아닌가 상상한다.
"강릉은 아침기온이 30도를 넘는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더위에 밤에 잠을 설치니 피곤하다. 에어컨 예약을 맞추고 잠들었다가 에어컨이 꺼지면 더워서 깨어난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이다. 이제 온도가 조금 떨어졌을까 하고 창문을 여는데 뜨거운 바람이 불어온다. 그나마 고층에 사는 우리가 이 정도인데 도대체 올여름 이렇게 보내기 힘든가 싶다.
"차량 부품이 입고되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에어컨이 고장 나 서비스 센터에 들어갔던 차는 부품이 입고되면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전화와 함께 돌려보내졌다. 여전히 에어컨은 나오지 않는다. 한 여름 에어컨 없이 운전을 하는 것도 고역이다. 그나마 비라도 내리면 창문도 열지 못한다. 주차장에서 택배 기사님의 더워서 죽겠다는 하소연이 오늘따라 더 잘 들린다. 차를 타는데 누가 나의 차에 열선을 킨 것처럼 뜨끈뜨끈하다. 과거 야외에 설치된 수돗물에서 자동으로 온수가 나온다던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과 같다.
알고 보면 더 무섭다 9 : 내장지방은 노인냄새, 홀아비냄새의 원인이다 p.68
가령취(加齡臭)의 원인이 되는 냄새는 노네날(nonenal)이라는 성분이다. 노네날은 혈중 지방(유리지방산)이 분해되면서 생긴다. 머리, 귀 주변, 목 뒷부분, 등, 가슴, 겨드랑이 등 피지가 많이 나오는 곳은 노네랄도 다량 분비된다. 내장지방은 피하지방에 비해 분해되기 쉽지만, 내장지방이 많아지면 혈중 지질이 늘어나 노네랄 양도 늘어난다. 또 노네랄은 지방이 많은 땀에도 들어 있다. 체지방이 많은 사람은 땀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노네랄이 발생하기 쉽다.
《내장지방 빼는 최강의 비결》(이케타니 도시로, 문혜원, 길벗, 2020.05.25.)
아이와 학원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팥빙수집 문을 열고 화장실에 간 손님 덕분에 잠시 서늘한 바람에 흘러나와 아이와 함께 문 앞으로 이동하여 잠시 더위를 식힌다. 폭염에 지쳐가지만 이 여름도 지나갈 것이고 가을은 올 것이다. 아내는 여름이 되자 부정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놀려대지만 땀 냄새가 진동하는 오늘을 보내며 기분 좋은 사람의 향기가 넘치는 계절이 오길 기대합니다.
"어제보다 조금 발전하는 오늘을 꿈꾸지만 어제보다 온도가 조금 올라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