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거짓말
금요일 오후, 회사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의 공략을 담은 문서를 읽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 그럴싸하지만 뜯어보면 실체가 없다는 것을 파악하는 데 몇 초 걸리지 않았다.
자신이 엄청나게 훌륭한 업적을 가졌다고 표현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쓸모없는 소라 껍데기를 꾸역꾸역 이고 가는 소라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멋진 깃털을 펼쳐 보이며 구애를 하는 공작을 봐도 공작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그저 쓸데없는 잘난 척으로 보인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아냐!"는 반복에 "그래서 뭐?"라는 내적 반발심만 터진다. 열심히 사는 것도 좋은데 그 열심히 사는 것이 누구에게 따스함이나 유익을 주기 위함이었을까 고민했다면 공감이라도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어차피 공감을 바라는 업적 자랑이 아니었을 것이라 페이지를 넘긴다.
마지막 자신이 어떻게 미래를 만들지 말하는 페이지는 그 사람의 성격을 볼 수 있다. 그냥 대충 내가 알아서 잘하겠다는 마무리로 끝나는 이상한 주장부터, '전혀 가능성 없는 공약'을 꼭 이루겠다는 사람은 모르니 용감하구나 하고 진짜 이 사람이 되면 여러 사람 괴롭히겠구나 예측되어서 얼른 페이지를 넘긴다.
끝까지 다 읽고 난 나의 심정은 "아 망했다!"로 끝났다.
I'm so sorry but I love you
다 거짓말이야 몰랐어 이제야 알았어 네가 필요해
I'm so sorry but I love you
날카로운 말 홧김에 나도 모르게 널 떠나보냈지만
I'm so sorry but I love you
다 거짓말
《거짓말》(BIGBANG, 2007.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