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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나

나의 그릇을 키우자

by Jeader

우리 인생의 오답노트 p.33

텔레비전에 나오는 수능 만점자나 고시 합격자가 하는 인터뷰를 들어보면 오답 노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오답 노트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수단이다. 한 번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가. 바로 이게 공부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결정적인 차이인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적용되는 원리이다. 이것을 단지 사주학에서는 대인과 소인배로 구분해서 말하고 있을 뿐이다. 혹 지금까지의 인생행로에서 실패와 어려움이 많았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교훈을 찾고 다시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자. 그럼 앞으로의 삶은 번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실패가 나의 그릇을 키워줄 것이다.

《운을 벌어야 돈이 벌린다》(이정재, 부커, 2023.01.31.)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자세와 태도를 나타낸다. 어린 시절 아웃사이더처럼 겉돌면서 살아왔지만 언제나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었고, 따뜻한 말을 해주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집에서 따뜻한 말을 표현하는 생활을 하지 못해서 누군가에게 관심이 있어도 입 밖으로 따뜻한 말을 꺼내는 것이 쑥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많은 아저씨들과 같이 무뚝뚝한 사람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가 싶다. 관계를 맺는 방법에 서투른 사람은 사실 자신을 알아가는 것에도 서툴다는 말이 나에게는 사실이다.


학생 때 계속 실수하는 문제는 반복하여 틀렸다. 동일한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것에 쉽게 실증을 냈다. 매번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고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사실 그럴려면 기존의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시험 전에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했다. 시간이 갈수록 나중에는 오답노트가 너무 많아서 전혀 머리에 남은 게 없구나 하는 생가가도 들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되는 과목도 있었지만 실수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는 가르침이 인생에도 적용된다.


살면서 실수하고 실패하고 좌절하며 자랐지만, 그렇다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상황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다. 다만 겉으로 표현하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져 참는 정도라 할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기주도권이 없어서 어려움이 닥쳐왔다. 인생의 선택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계속 바둑판의 돌처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후회하고 속상해하면서 살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싶었다. 위기를 통해 기회를 모색하는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더 늦은 시기에 깨닫지 않을 것을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진정 위기의 순간에 깨달았다면 나는 국도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마주친 고라니처럼 굳어버렸을 것 같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비슷한 시기에 아이들이 다양하게 상처받고 잘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사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아끼는만큼 자녀를 걱정한다. 아이에게 닥친 갈등이 아이를 조금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위로하지만 당장 눈앞에 아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아이들은 걱정보다 빠르게 극복하고 일어서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모의 걱정을 뛰어넘어 건강하게 자란다. 사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생존하는 방법을 안다고 하는 말이 맞다.


아마 나도 한 때 나의 부모의 속을 애타게 만들면서 살아왔을 것이다. 아직도 부모님은 여전히 나에 대한 걱정을 하시면서 살고 계실 것이다. 그래도 부모님들의 걱정보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부모님이 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길 기대하며 살았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부모님에게는 관심의 존재로 남고 싶은게 자녀의 심리가 아닐까 한다. 그래도 이제는 차 조심하라는 말은 안 하시니 나도 많이 성장했구나 싶다.


인생의 완벽한 정답이라는 것이 있을까 의문이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한다. 매번 실수하고 후회하지만 어제보다 오늘은 덜 실수하고 덜 후회하는 날이기를 꿈꾼다.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 인생에서 쓸데없는 삽질을 조금이라도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동일한 변명만 늘어놓는 사람이 되지 않길 바란다.

"삶에서 다양한 실수를 교훈 삼아 주저앉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운수가 좋은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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