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엄마의 김치-오이소박이, 알배추 겉절이

엄마의 식탁 003

대학시절 나와 친했던 친구들은 전국구였다. 서울 친구들도 있었지만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등 전국에서 올라온 친구들이 고루였다. 이 친구들이 우리 집에 꽤 자주 놀러 왔는데 친구들이 집에 오면 언제나 엄마는 집에 있는 반찬과 식재료를 총 동원하여 친구들을 놀래키곤 했다. 원래도 한 끼 식사를 거나하게 먹는 편이었지만 친구들이 오면 엄마는 모든 걸 내어놓는 것처럼 보였다. 요즘도 친구들과 모임을 할 때면 가끔 학창 시절 우리 집의 식탁이 화재가 되고는 한다.


대학시절 자취를 하던 친구들은 우리 집에 오면 오랜만에 먹어보는 집밥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식탁을 가득 채운 반찬을 보면서 연신 “어머니, 감사합니다”를 외친다. 엄마는 기쁜 마음에 식탁에 반찬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채워놓고 친구들이 더 이상은 먹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올 때 비로소 멈추셨다. 당시 수도권 식당에서 홍어를 대중적으로 팔기 전, 우리 집에서 홍어를 처음 맛봤다는 친구도 있고, 남해안의 갖가지 생선과 젓갈의 종류에 놀라워하는 친구도 있었다. 생선과 고기, 여러 가지 나물과 젓갈에 묻혀 언급이 안되던 반찬 종류에 대해 한 친구가 발견하고 “장원아, 너희 집은 김치 종류도 참 많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 우리 집에는 김치도 종류별로 많았다. 엄마가 직접 담그시기도 하고 목포나 해남의 친척이나 지인분들이 보내주기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배추김치, 물김치, 깍두기, 갓김치, 총각김치, 고들빼기, 그리고 묵은지… 친구들이 오면 엄마는 유난히도 반찬을 많이 꺼내 놓으셨다. 친구들이 와서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쓴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집에는 이미 조리되어 보관된 반찬과 식재료들이 언제나 많았다. 그렇다고 우리 집이 엄청 부잣집은 아니었다. 새로 만든 밥과 새로 접시에 올린 반찬*이 아니면 식사를 잘 하시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영향과 엄마의 요리솜씨와 큰 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 우리 집은 식사 때마다 반찬 보관을 위한 중간용기에서 접시에 새로 담아냈다. 접시채로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았다. 식사 때마다 반찬이 새것처럼 신선하기는 하지만 많은 설거지 거리들이 만들어진다.


신혼 때 나는 단출한 아내의 식탁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지금도 식사 때마다 냉장고의 반찬을 최대한 꺼내고 한 두 가지는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조리해야 한다는 나와 한 가지 정도의 새로운 음식과 한두 가지 반찬에 식사를 하려는 아내는 25년을 살았건만 의견을 맞추기 힘들다. 특히 여러 가지김치를 꺼내놓고 식사를 하는 나는 한 끼에 1-2가지 김치면 충분하다는 아내와 주말에 식사를 같이 할 때면 김치냉장고를 오가며 스스로 김치를 종류별로 꺼내놓는 일을 반복하곤 한다.


엄마는 반찬 만드는 속도도 건강도 예전 같지 않으시지만, 어쩌다 내가 집에서 밥을 먹을 때면 여전히 2-3가지 이상의 김치를 내어 놓으신다. 그 수많은 엄마의 김치 가운데 오늘은 오이소박이와 알배기 겉절이의 레시피를 보내셨다. 오이소박이는 다른 김치 종류에 비해 작은 양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김치이고, 알배기 겉절이는 묵은 김치에 싫증이 나서 아삭거리는 새 김치가 당길 때 그만인 김치이다. 내가 맛보았던 그 많은 김치들이 엄마의 기록으로 엄마를 증거 하기를 기대한다.



ㅇ 오이소박이

1. 재료

1) 오이 20개

2) 부추 반단(400g)

3) 굵은소금 3 종이컵

4) 고춧가루 2 종이컵

5) 들깨 반컵

6) 속재료 : 사과 1개, 양파 1개, 마늘 1컵, 생강 약간, 액젓 반컵, 새우젓 반컵, 매실 반컵, 흰밥 1컵, 미원 조금 - 믹서에 잘 갈아서 준비한다.


2. 조리법

1) 오이를 깨끗이 씻어서 4등분한 뒤, 세로 방향으로 십자 칼집을 깊숙이 두되 상부는 남겨 분리되지 않게 한다.

2) 오이를 절일 만큼의 물을 냄비에 넣고 소금 3 종이컵을 넣은 후 끓인다.

3) 소금물이 끓으면 30분 정도 뜨거운 물에 절인 후 찬물에 헹군다.

4) 부추는 약 0.5cm 크기로 자른다.

5) 믹서에 간 속재료들과 고춧가루, 들깨를 잘 버무리고 오이 칼집사이에 채워 넣는다.


ㅇ 알배추 겉절이

1. 재료

1) 알배추 3 포기

2) 쪽파 10 뿌리

3) 굵은소금 1 종이컵 1/2

4) 고춧가루 1/2컵

3) 속재료 : 사과 1/2개, 양파 1/2개, 액젓 1/2 종이컵, 새우젓 조금, 매실액 조금, 마늘 1/2 종이컵, 생강 조금 - 믹서에 잘 갈아서 준비한다.

6) 설탕 조금, 미원 조금, 통깨 조금


2. 조리법

1) 알배추를 반으로 갈라 깨끗이 헹군다.

2) 굵은소금 1 종이컵 1/2으로 30분 절인 후 깨끗이 헹군다.

3) 쪽파는 1cm 크기로 썰어준다.

4) 속재료와 고춧가루, 배추, 쪽파, 통깨, 설탕, 미원을 조금 첨가하여 버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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