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회복시키는 감정일기 쓰는 법
마음이 너무 메마르고
내가 무슨 기분인지조차 모를 때가 있다.
마치 노이즈 낀 티비를 보듯 말이다.
분명 기분이 나쁜 건 맞는데
그게 외로움인지, 짜증인지, 서운함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결국, 무엇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 잠들게 된다.
말라 가는 꽃처럼.
사람이 떠나 식어가는
저 쓸쓸한 침대처럼
말라간다.
나의 정신은 이미 그렇게 식어버린 지 오래다.
장례를 치루고 눈물을 훔치며 애도를 마쳤다.
하지만 남들은 여전히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니까.
그들의 식어버린 마음 위에 따뜻한 말과
나처럼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노이즈를 하나씩 제거하며
온전히 내 감정을 바라보기 위한 시도다.
내가 감정 일기를 쓸 때 지키는 건 딱 세 가지다.
1. 지금 떠오르는 감정을 그대로 쓴다.
-‘슬프다’가 아니라,
-‘어쩐지 심장 한 켠이 저리다. 먹먹하고 그립고 후회가 되는 기분이다’처럼
상황과 느낀 걸 최대한 확실하게 전부 적는다.
2. 평가하지 않는다.
-‘내가 왜 이럴까’ 같은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감정이라는 건 맞고, 틀리는 게 없다. 이 순간만큼은 이해하고 아껴주자.
3. 마지막에는 내게 모진 말 대신 애정을 담은 말을 적어주자.
-‘그래도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았네.’
-‘고생했어. 나는 그래도 네 편이야.’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면,
맑게 갠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오늘은 어쩐지 더욱 공허하게만 느껴진다.
내 속이 텅 비어서 무엇이라도 좋으니
채워 넣고 싶어.
사랑을 넣고 싶어. 기쁨을 넣고 싶어.
충만함을 원해.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싶어.
넣을 게 없으니 슬픔을 채워본다.
햇빛이 너무 눈이 부셔서 울고 싶다.
온 마음이 아프다.
*슬픔도 공허함도 전부 너의 감정이겠지.
벌써 두 개나 알고 있으니 언젠가 내 모든 감정을
찾아낼 수 있을 거야. 괜찮아.
이런 식이다.
본인은 길게 쓰는 것이 편하여 이렇게 적었지만,
결과적으로 잘 쓰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잘 적은 글은 마음을 잘 담은 글이니까.
중요한 건 솔직하게 적는 것이다.
생각보다 별거 없는 글이지만, 이러한 감정일기를 쓰고 나면
마음이 좀 더 진정되고, 머릿속이 맑게 갠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내 머릿속에 뒤엉켜 있던 말들이 밖으로 나왔기에.
그래서,
오늘의 당신은 무엇을 느꼈나?
오늘은 어떠한 마음과 감정을 속에 담아두었는가?
한 줄이라도 좋으니 당신의 감정을 써 내려가 보자.
지금 이 글을 다 읽은 뒤,
마음속에 남은 말을 한 문장만 남겨주어도 좋다.
댓글도, 노트, 앱도 전부 상관없다.
‘지금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써보자.
그 한 문장이, 오늘의 당신을 붙잡아줄 수 있으리라.
글을 쓴다는 건 감정을 쥐는 게 아니라
그걸 살며시 내려놓는 방식이다.
오늘은 내가 아닌
당신이 당신의 마음을 꺼내 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