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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 YHEE Jean Sep 04. 2021

올라프 숄츠 총리후보에 한반도 문제의 우선순위를 묻다

<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을 독일 사민당 총리 후보께 증정한 이유

독일 사민당(SPD)의 총리 후보 올라프 숄츠 (Olaf Scholz)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뵙고 졸저 <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을 드렸습니다. 최근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로 꼽히는 분이기도 합니다. 각 당 후보 중 가장 높은 총리 선호도(53%)를 기록하기 전에도 이미 함부르크 시장으로 훌륭한 시정을 보여주신 정치가이시지요. 수많은 현안을 안고 새 독일 정부가 출범하겠지만 그때 조금이라도 더 그리고 더 일찍 한반도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시길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한글로 된 책이지만 분단기 독일과 한국의 현상태(Status quo)를 고찰하는 내용이라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숄츠 후보는 잠시 책을 살펴보며 아마 잘 아시는 거인들의 모습을 확인하는 듯 했습니다. 더 설명이 필요 없는 독일의 대정치가 게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öder) 전 총리님, 민주화 이후 동독의 마지막 외무장관이며 통일 독일의 연방의원으로 역시 같은 사민당에서 대변인과 앙케트 위원회를 이끄신 마르쿠스 멕켈(Markus Meckel) 전 장관님, 언론인으로 강제 추방을 감수하고 동독 민주화에 앞장섰으며 통일 이후에도 슈타지 문서청에서 민주주의 정치교육에 헌신하신 롤란트 얀 (Roland Jahn) 전 청장님께서 책에 귀중한 말씀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큰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과 함께 책을 드려야 하는데 독일까지 책을 가져오는 것이 쉽지 않네요. 


독일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9월 26일에 예정된 투표를 앞두고 모든 언론이 몰린 베를린의 사민당 행사에 공식으로 초청되고 숄츠 후보와의 면담 약속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에는 당연히 저 개인과는 무관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위상이 제고되고 한반도 문제를 조금이나마 더 중시하고 있는 독일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이날의 선거전 방문은 벌써 반년 넘게 준비해온 '포스트 메르켈 시대'에 대한 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습니다. 관련한 제 기고문 몇 개가 우선 한국의 일간지에 실리게 될 것 같습니다. (업데이트: <한겨레> 기고문 "메르켈 시대의 명과 암", 링크 ) 하지만 아무리 줄여도 지면에 다 담을 수 없는 경험과 생각이 많이 쌓였습니다. 단순한(그런데 그것이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지만요) 선거 결과 전망이 아니라, 독일 정치 '문화'를 풀뿌리 정치, 청년 정치 그리고 언론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공론장 속에서 파악해보고자 하는데 역시 힘이 부치네요. 이광빈 기자와 함께 쓴 <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이 많은 독자분을 만난다면 어쩌면 저도 또 다른 책에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위 사진 저자 제외 왼쪽에서 오른쪽 순서대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환대와 도움을 주신 사민당의 Alexander Freier-Winterwerb 베를린 주의회 후보자님, 13세에 이민자로 도착해 말도 못하던 독일에서 이제 27세의 나이로 독일 연방의회에 도전하는 Ana-Maria Trasnea 후보자님, 그리고 제가 외국인이라고 해도(!) 자꾸 입당 권유를 하시는 Oliver Igel 제가 사는 곳 구청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브런치에 적었던 단상들에서 출발했지만, 훨씬 많은 내용이 추가되고 또 보류되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졸저 <힙 베를린, 갈등의 역설>이 이번주 출간되었습니다. 왜 더 글을 올리지 않느냐고 궁금해하시던 작가님들의 격려의 말씀 덕분에 책이 나온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께요. 이진 드림.

#힙베를린갈등의역설  #독일정치문화연구소

이진 독일 정치+문화연구소 소장

Dr. YHEE, Jean

Direktor, Institut Politik+Kult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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