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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브르박 Apr 11. 2023

[출장한끼]청주시 서원구-송림가든

그냥 들어갔더니 맛집!!

유난히 따듯한 봄. 벚꽃도 유난히 빨리 모습을 드러냈다. 예년 같으면 꽃들이 아직도 봉우리 속에 움쿠리고 있어야 할 시기에 어느새 꽃이 만발했다. 


현장 조사를 나와보니 꽃이 만발이라 현장도 보고 꽃도 볼 수 있던 보람찬 출장길. 

이리저리 현장을 다니며 사진도 찍고, 머리속으로 구상한 계획과 현장을 확인해가며 며 시간을 보냈더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찾아 온다. 


그래서 급하게 찾은 식당. 마침 현장 주변에 식당이 몇군데 있다. 하나는 냉면집, 하나는 피자. 다른 하나는 오리 수육. 날이 조금 더 더웠더라면 고민없이 냉면집으로 달려갔겠지만, 오늘은 따듯했던 날이니 만큼 다른 음식을 선택했다. 바로 오리 수육!!


그래서 도착한 식당은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에 위치한 송정가든. 조금더 가면 금강을 볼 수 있다. 


일반 가정집 같은 외관에 옆으로는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공터가 위치한다. 도로변에 있는 식당이라 접근성은 좋아보이지만 외진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과연 찾는 사람이 많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오산...)


내부에 들어가니 직원분이 "예약하셨나요?"라고 묻는다. 예약하지 않았다고 답변하니 안쪽에 위치한 자리로 안내한다. 앞 쪽은 이미 예약이 모두 되었는지 기본 차림이 되어 있다. 



이제는 메뉴판을 보며 행복한 고민에 빠질 때. 충청권 식당이라 그런지 짜글이가 메뉴판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짜글이는 얼마전 먹었으니 오늘은 제외다. 오늘의 나는 고기가 끌린다. 오리수육과 돼지고추장돌솥정식 사이에서 나의 눈이 오락가락한다. 


하지만 이럴땐 처음의 마음을 지키는게 좋다. 오리수육이라는 메뉴를 보고 이 식당에 들어왔으니 오늘의 점심은 '오리수육돌솥정식'으로 결정이다. 일단 다른데서 못먹어 본 오리수육이라는 새로움이 나의 마음을 이끈다. 


주문을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 뒤로도 손님이 계속 들어온다. 처음 주차하고 나왔을 때 식당을 걱정했던 내가 무안해진다. 줄줄이 들어오는 손님들도 부지런히 주문을 하고 있을 때, 우리에게는 찬이 하나씩 제공되기 시작한다. 


시작은 보라빛의 부침개. 비트가 들어갔는가 의심이 되는 모습이다. 일단 먹기 좋게 나누어 놓고 한점 입으로 가져가 본다. 입안에 들어간 부침개는 자극적으로 공격하는 맛이 없다. 부드럽게 씹히는 맛과 부침개 특유의 식감이 남는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반찬들고 상위로 펼쳐지기 시작한다. 멸치 볶음, 연근조림, 나물무침 등 집반찬으로 만날 수 있을 법한 반찬들로 가득하다. 반찬들을 하나씩 입에 넣어 맛을 느껴보니, 전반적으로 이 식당의 간은 삼삼하다. 자극적인 맛이 없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밍밍하다고 싫어할 법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딱 좋은 것 같다. 식당을 잘 고른 듯.


드디어 주메뉴의 등장!! 오리수육!! 그리고 돌솥밥!!

오리고기는 정구지 무침과 쌈채소와 함께 제공되는데, 다른 식당의 쌈과 다르게 청경채가 제공된다. 청경채를 쌈으로 먹어보는건 처음 해보는 경험. 억새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아삭하고 청량한 맛이 인상적이다. 청경채 쌈 앞으로도 즐겨 찾을 것 같다. 


오리 고기는 수육으로 조리된 덕분인지, 기름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오리고기는 기름기 많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했다는 것을 여기서 또 알게 된다. 


기름기 없이 조리된 오리수육은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을 보여준다. 오리수육만 주문해도 충분히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오늘의 주인공 답다. 


함께 제공된 돌솥밥 역시 맛있다. 밥을 꺼내 돌솥에는 물을 부어 숭늉을 준비해놓는다. 수육과 밥을 끝내고 다시 돌솥으로 돌아오면 맛있는 숭늉이 오늘 만찬의 대미를 장식해 준다. 


배불리 먹고 나선 출장길. 현장 답사도 힘차게 다시 시작이다.

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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