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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Dec 15. 2023

내가 나무를 키우는 방법

당신의 나무는 어떤 형태인가요?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잔가지를 잘 치는 거야. 가지가 너무 많으면 나무가 옆으로만 자라고, 방향을 잃거든. 나는 옆으로 커지는 나무가 아니라 높고 곧게 자라는 나무가 되고 싶어.
[매일을 헤엄치는 법] 중에서





문장을 읽고 당황했다. 이제껏 내가 알던 잔가지 치는 이유는 한눈팔지 말고 목표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무가 어떻게 자라든 신경 쓰지 않고 그저 키우기만 했던 나에게 이 문장은 큰 울림이 되었다. 프리랜서 5년 차 이전까진 경력을 쌓기 위해, 이력서 한 줄 채우기 위해 나와 맞지 않아도 일이 들어오면 모두 진행했다. 하지만 방향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표가 달랐기에 일하며 스트레스받고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그만둘까 싶었지만 ‘남들 다 그렇게 해, 너만 힘든 거 아니야’라는 말에 꾹 참고 계속했다. 이렇게 일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고민이 들 때 이연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다. 문장을 읽은 뒤 생각했다. 나는 지금까지 나무를 어떻게 키웠는가, 그저 남들이 시키는 대로 물과 거름을 주며 키우기만 한 게 아닐까. 책을 덮고 생각했다. 앞으로 나의 나무는 어떻게 자랄 것인가, 꽃을 피울지 열매를 맺을지 고민하며 나의 나무를 돌보기 시작했다.



나는 봄과 꽃을 좋아하니 봄꽃을 피우는 나무면 좋겠어. 봄을 알리는 매화와 벚꽃, 과실이 맺기 전 열리는 사과꽃, 노란색이 매력적인 산수유나무꽃 등 어떤 꽃을 피울까? 봄꽃을 피우려면 우선 겨울을 보내야겠지. 겨울은 생각한 것보다 더 춥고 힘들거야.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게 맞는지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변화가 느리고 더딜 수 있어. 조급한 마음에 비료와 거름을 주기보단 천천히 기다려보자.


머지않아 나의 계절에 나의 나무가 나의 꽃을 피울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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