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새해 첫 번째 월요일 출근길. (지난주는 화요일이었꼬^^) 월요병? 많은 직장인들이 월요일 아침 출근길을 힘들어한다. 하지만 나는 언제부터인가 월요일 아침 출근 길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그 이유는 이미 여러 번 브런치스토리에서 이야기했었다.
2~3편에서 3년 아니 이제는 4년 전^^, 임금피크제를 시작하는 해에 명퇴 권고받은 후 거절하고 부장 팀원의 길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부장 팀원으로 출근 한지도 벌써 만 3년이 지나고 올해부터 4년 차가 되었다.
20년 12월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10년 팀장/보직장 생활을 마감하고(팀장 총경력은 16년) 부장 팀원으로 내려갔다. 연말 조직 개편 이후 내가 맡았던 팀은 없어지고 엊그제 까지만 하더라도 ‘00 선배님/형님’하던 후배 팀장 팀으로 흡수 통합되었다.
팀 개편 후 21년 1월 초(딱 이맘때였다) 후배 팀장에게 내가 먼저 면담을 요청했다.
ㅈ 팀장, “앞으로는 나를 형이라고 부르지 말아라. 나는 이제 너의 팀원이다. 앞으로 나는 너를 팀장님으로 호칭하고 존댓말을 사용할 것이다. 이런 호칭은 내가 이 팀에서 다른 팀으로 옮기게 되면 하지 않겠지만, 이 팀에서 일하는 동안은 그렇게 할 것이다....(중략)... 그리고 나에게 일 시키는 것 조금도 주저하지 마라. 그동안 내가 많이 이야기했듯이 나는 이 회사 정년퇴직이 인생 버킷리스트이다. 알다시피 나 돈 없어서 이 회사 명퇴 거부한 것 아니다....(중략)...”
늘~NOTE
지금도 이 팀에서 계속 일하고 있다. 후배 팀장은 나에게 너무 잘해주고 있다. 물론 내가 늘작가 = 늘푸르게인 것은 모르고 있다. 내년에 정년 퇴직한 후 그동안 진 빚 꼭 갚을 것이다. 부동산과 재테크 그리고 인생 등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도움을 꼭 주고 싶다.
이렇게 마음을 단단히 먹고 부장 팀원 생활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초기에는 마음먹은 것과는 다르게, 부장 팀원으로 회사 다니는 것이 쉽지 않았다.
회사 내 핵심 보직 팀장에서 내려가니, 조직 내 파워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회사 업무 시 내 말 빨이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내에서 나를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과 행동도 확 달라졌다. 부르는 호칭이나 나를 대하는 태도 등등. 잘 모르는 후배들이야 이해를 하겠는데, 그동안 내 덕을 많이 보았던 임원과 팀장들 중 90% 이상은 생까니 솔직히 서운했다. 또 하나, 이제 팀원이니 사원급 일들도(세금계산서 끊는 것 등)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한다. 수십 년 전 업무를 다시 배워야 하고 …등등
이런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사표를 던져 버릴까 하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늘작가가 누구인가? ‘까짓것’ 정신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이 정도 난관쯤이야 껌이다. 나의 인생 버킷리스트 1호가 정년퇴직이잖아? 이 정도 어려움 생각하지 못한 것도 아니고. 우리 가족을 위해, 또 더 큰 내 인생을 만들기 위해 살아내자..."
이렇게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또 한편으로는 늘~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부장 팀원 생활을 하니 정말 딱 100일 만에 마음이 안정이 되고, 정년퇴직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 즈음 자세한 이야기는 늘푸르게 친구가 블로그에 글을 올렸었다.
세상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물 반 컵의 생각
앞에서 이야기했었던 스트레스받았던 내용을 다시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 회사 내 파워가 떨어진 것. 이것은 내가 퇴사하지 않고. 미래에 회사 퇴직한 후 겪을 일들을 미리 경험하는 것이니 예방이 되고 얼마나 좋나? 회사 인맥은 퇴직하는 날 다 없어진다. 지금 나를 챙겨주는 2~3% 회사 동료/후배들이 찐이니, 이 사람들과 남은 인생 함께 하면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시선과 행동. 생각해 보니 나 스스로, 자격지심 케이스가 더 많더라. 다들 바쁘고 본인 앞가림하기 급급해서 나 신경도 쓰지 않는다. 또, 후배들과 임원/팀장들이 그런 행동 취하는 것 당연하지 않은가? 힘없는 나를 누가 찾겠나? 오히려 더 좋다.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 이제 없으니. 회사에서 조용히 칼을 갈면 된다.
또 하나, 일 관련하여. 사원 레벨 일 이미 다 마스터했고, 머리 아픈 전략과 플래닝, 매니징 대신 이런 단순한 업무를 하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진다. 특히 알바생이 하는 난이도 최하 일들은 더 개꿀이다. (물론 최고 난이도 일도 함)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서부터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싹 없어지고 표정이 밝아지는 마법이 생겼다.
그동안 몇 번 이야기했지만, 늘작가는 임원도 다 짤리는 나이인데(늘 퀴즈 : 지금 이 회사에서 늘작가보다 나이 많은 사람 몇 명 있을까요? CEO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 중에서^^), 아직 현직에서 출퇴근하면서 원화채굴하는 이 순간을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 이 글 삽화이다. 나의 직장/직업 그래프를 그려 보았다. (인생 그래프는 아님) 2021년 1월 급락한 (주)늘회사 주식은 지난 3년 동안 바닥에서 횡보 중이다. 하지만 드디어 올해 지나고 내년부터는 다시 대세 상승기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2024년은 내년부터 상승 전환을 위해, 갑진년 동안 그동안 뼈를 갈고 만들어 놓았던 수많은 콘텐츠와 값진 것들을 본격적으로 세상에 내어 놓을 것이다. 이 두 번째 브런치북도 그중 하나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분명 회사에서 명퇴를 권유받거나, 권고사직 혹은 이직 등 자의로 타의로 본인 거처 변화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을 가든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 꼭 해드리고 싶은 말 - 남의 등에 떠밀려 나의 길을 선택하지 말고, 나의 의지와 나의 심장이 가자는 곳으로 선택하자. 그리고 길을 정했으면 좌고우면 하지 말고, 앞만 보고 무소의 뿔처럼 걸어가자. 그러면 그 길을 가는 동안 행복하고 그 끝 또한 창대 할 것으로 나는 믿는다.
이 땅의 모든 직장인, 직딩 파이팅!
P.S
부장 팀원으로 3년 간 살아온 더 자세한 이야기와 노하우는 다음 세 번째 브런치북에서 전수해 드리겠다. (이미 세 번째 브런치북 목차 만들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