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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작가 Sep 11. 2024

Sart!  부장 팀원의 삶[ft. 팀원100일째]

3화

이 글은 내가 부장 100일째 되던 날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재편집한 것이다. 당시 감정이 그대로 살아있는 글이다.


부장 팀원의 삶. 각오는 했지만 역시 녹녹하지 않았다. 제일 먼저 나를 괴롭힌 것은 이것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자괴감 (@copywright by 늘작가)

보직 해임되었거나 명예퇴직 거부 한 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이 이것일 것이다. 회사 사람들이 나를 바라볼 때 이런 생각다.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보고 자존심도 없나, 나라면 회사 그만두겠다. 이렇게 생각하겠지?”  


그때 감정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묘한 느낌이 든다. 물론 좋지 않은 쪽으로.  특히 후배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 제일 껄끄럽다.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정말 회사 사람들이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볼까? 노노. 아니다. 정말이냐고? 정말 그렇다.


회사 사람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거의 비슷하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남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다. 본인도 회사에서 서바이벌하고 먹고살기 바쁜데, 남 걱정, 그것도 나처럼 힘없는 사람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데,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마음의 평안(?)을 찾아갔다.^^


두 번째로 힘든 점은 회사에서 내 파워가 없어진 것이다.

파워 다이(power die)


전등. 파워(출처 : ubanbrush)

회사에서 보직 팀장이 가지는 파워는 상당하다. 물론 임원보다는 못하지만, 팀장은 임원 이전 직책이고 회사 중요한 매니지먼트는 팀장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니 회사에서 존재감이 일도 없게 되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부장 팀원이 되니 나의 존재감은 팀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세 번째로 일과 업무 측면에서도 많이 힘들었다. 그동안은 팀장으로서 매니지먼트와 중요 의사 결정, 전략 수립 등의 고부가치 업무를 주로 했지만,  팀원이 되니 신입사원 시절 했던 기본적인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세금계산서 끊어 본 지가 언제였던가? 이런 일들을 할 줄 몰라서 후배에게 물어보는 것도 많이 쪽팔렸다. 하지만 관록이 있어서 3개월 정도 하니 실무 일도 익숙해졌다.


마지막 네 번째로, 각오는 했지만 후배를 팀장으로 모시는 직장 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업무적인 면에서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가 그랬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나는 팀원이니 설령 팀장 의견과 다르더라도 적극 수용하고 따르니 해결이 되었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보다 후배 팀장 의견이 더 좋은 경우가 많았다. ㅎ 그리고 서로서로 많은 노력을 했다. 팀장이 일을 챙기기 이전에 내가 먼저 가서 보고하고, 후배 팀장은 최대한 나를 배려해 주었다.


부장 팀원 생활이 이렇게 처음에는 다소 힘들었지만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갔다. 내가 누구인가? 그 어떤 상황이 와도 늘~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하는 놈이다.  다음 편부터는 부장 팀원으로 살았던 기간 동안 실제 겪었던 상황을 이야기해 보겠다.


Start, 출발 (@copywright by 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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