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일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익숙해 지기 마련인데, 나에게 나물반찬은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분야이다.
건강을 위해서 먹어야 한다고는 생각해서 기껏 시도해 보는 종류는 콩나물, 시금치, 브로콜리, 정도이다.
매주 월요일에 아파트 장터에 오는 야채가게에 가보면 수십가지의 나물이 항상 계절별로 놓여있는데, 선뜻 다른 품목을 고르게 안된다. 설사 고르더라도 인터넷에 나온 레시피로 시도한 나물은 내 예상을 깨는 오묘한 맛이라 다시는 시도를 안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먹지 않아본 음식을 나이 들었다고 먹게되는 경우는 별로 없는거 같다.
아직도 '가지'를 잘 안먹는 내 입맛이나, '고사리'를 먹지 않는 남편의 입맛을 보면 그렇다.
근래에 야채와 나물을 많이 먹으려고 노력중이라, 나물을 더 맛있게 하려면 액상조미료인 ‘연두’를 이용하라는 지인의 조언에 시도해보았다.
소금과 참기름 맛밖에 안 나던 시금치는 소위 말하는 감칠맛을 내는 야채로 변신을 ‘뾰로롱뿅’하는 세일러문처럼 (맞나? 세일러문이 뾰로롱?) 화려한 참맛을 내뿜어주었다.
찬장 안에서 가끔 밖으로 나오는 우렁각시 ‘연두’는 이렇게 나에게 조미료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인간에게는 직진 본능이 있는 것처럼 혀의 신세계를 경험한 내 입은 고향의 맛이라는 국물요리도 살리고 싶은 마음에, 마트에 가면 다시다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오늘의 유머 코너에나 등장하는 “시어머니의 요리솜씨는 다시다”의 위력을 나는 사실 알고 있다.
30년넘게 식당을 하신 진짜 나의 시어머님의 요리스킬을 다년간 봐왔기 때문이다.
(요리진짜 잘하신다~ ^^ 집에서 아귀찜도 해주심)
적절한 다시다는 죽은 요리도 살릴수 있다고 믿는다. 라면스프가 그런 것처럼.
아이들 어릴때는 내 손으로 한 집밥을 먹여야 한다는 마음에 이유식 한번, 큰아이 4살까지 사탕한번 안주고 키웠는데, 이제는 밖에서 용돈으로 알아서 사먹으며, 라면도 흡입하는 수준이라 다시다 정도는 괜찮다라는 마음과 집에서도 다시다를 먹는다면 집밥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마음이 아직 갈등하는 중이다.
다시다는 아직도 못샀다.
아직도 논쟁중이라는 조미료의 해악 여부가 종결되면 사게 될까?
아니면 멸치 국물 내기 싫어지는 순간이 오면 사게 될까?
결국 같은 종류이지만 연두는 사면서 다시다는 안사는 나는 내 마음을 속이고 있는것일지도 ㅎㅎ
요즘 좋아하는 노래 keshi의 2soon 같이 들으며 즐거운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