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1주 5일 차, 정밀 초음파
호두야, 안녕. 오늘은 21주 출산할 병원으로 전원 해서 처음 진료를 받으러 간 날이었어.
기존에 병원은 시험관 시술 전문이라 출산은 하지 않아서 집에서 10분 거리의 병원으로 오늘 첫 방문했단다. 처음 방문이고 낯설기도 하고 한 달 만에 호두를 만나는 거라서 아빠랑 둘 다 긴장된 마음으로 방문했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기본 서류를 작성하고 정밀 초음파실로 들어섰지. 늘 그렇듯 우리 호두가 잘 있을까 걱정되고 불안하기도 하고 긴장되는 마음에 눕자마자 또 눈물이 흘렀어. 초음파 선생님이 오자마자 엄마가 물었어. '아기 심장은 잘 뛰고 있나요.' 호두의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 '후우...' 하고 안심 됐어. 그리고 호두의 신체 하나하나를 짚어 보시면서 공유해 주셨어.
'손가락 오른쪽, 왼쪽 다섯 개, 발가락도 양발 모두 다섯 개 정상입니다. 위장, 신장, 담낭 등등 정상입니다.' 그 시간 내내 어찌나 긴장되고 떨리던지. 아빠도 마찬가지였는지 선생님의 말에 따라 아빠의 손이 엄마의 손을 꼭 움켜쥐었어.
호두의 신체가 모두 정상이라고 하자 정말 안심되고 가슴이 벅차올라서 눈물이 더 터져버렸지 뭐야. 이렇게 작은 몸 안에 저렇게 많은 장기를 만들고 너무나 건강하게 엄마 뱃속에서 놀고 있다는 사실에 호두가 너무너무너무 기특하고 고맙고 자랑스러웠었단다.
우리 호두가 정말 너무너무 기특했어. 오늘은 호두 얼굴도 좀 볼 수 있었어.
한 달 전 초음파 검사랑 마찬가지로 두 팔을 얼굴 옆에 올리고 있어서 완전 잘 보인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저번보다는 더 잘 볼 수 있었어. 호두가 입도 막 뻐끔거리고 다시 생각해도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나네. 팔도 막 움직이고 엄청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어. 선생님도 '아기가 엄청 활발하네요. 태동 많이 느껴지시겠어요.'라고 하실 정도였어.
초음파실을 나오니 엄마 얼굴을 울어서 눈이 그새 퉁퉁 불었고 아빠도 몹시 지친 표정이었어. 긴장해서 힘들다고 하더라고. 우리 호두를 만나기 위해 엄마, 아빠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단다.
잠시 대기 후 담당 의사 선생님을 만났어. 전문가 포스에 다정하기까지 한 모습에 좋은 분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안심이 됐어. 엄마의 경부길이도 검사했는데 너무나 정상이고 건강하다고 하셨어. 자연분만이 목표인데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더 생겼어.
우리 남은 기간도 함께 잘해보자.
엄마, 아빠, 호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