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는 제가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들에 대해 썼었는데요. 오늘은 제가 저의 아기 호두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들에 대해 적어보려 합니다.
물론 돈도 많이 물려주면 좋겠지요. 하지만 사라질 수도 있는 것들을 주기보다는 한 번 물려주면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물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저의 장점과 인생을 더 행복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어요.
가장 물려주고 싶은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마음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관계, 상황에 대해서도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은 상황을 반전시키고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아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결국에는 다 잘 될 거다라는 마음은 시련을 극복하는 큰 힘이 됩니다.
긍정적인 것이 좋다는 건 알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는데요. 저의 비법을 알려드리면, 첫 번째는 모든 일은 더 좋은 일이 오기 위해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도 지금 당장 눈앞에 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결국은 더 좋은 길로 가기 위한 초석이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사소하게는 추가 매수하려던 종목이 갑자기 조금 올라서 매수되지 않아 아쉬웠지만 다음 날 추가 하락해서 더 낮은 가격으로 원하는 종목을 매수하게 되는 경우예요. 큰 일로는 제가 유산했을 때 처음 며칠은 슬픔에 잠겨 힘들었지만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 건강한 아이가 오기 위함이다.'라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극복해 낼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위기가 곧 기회라는 좌우명입니다. 살면서 위기나 고난이 찾아오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찾아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입니다. 대학교 수업 중 헌법 교수님께서 칠판에 적으시고 설명해 주시던 모습이 강렬하게 마음속에 남아 저의 좌우명이 되었는데요.
남편이 권고사직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회사 이외의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투자하면서 더 큰 성과를 거두게 된 경우예요.
저도 곧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 당장의 월급이 줄어들겠지만 결국에는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될 것이라는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에요.
다음으로 호두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은
나 자신을 소중히 하고 사랑할 줄 아는 마음입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외부의 비난이나 실패로부터 받는 심리적 충격을 덜 받게 됩니다. 자신에게 친절하고 너그러워지는 법을 알기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어떻게 극복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즉 회복탄력성을 키워 다시 일어설 힘을 갖게 됩니다.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의 인정에 좌지우지되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맞추거나 자신을 깎아내리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하지 않아요.
이러한 태도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건강하고 평등한 친구, 사회 동료등의 관계 형성에 기반이 됩니다. 또한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가족, 친구 등 다른 사람들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돼요. 내가 준 사랑이 또다시 나에게 돌아오면서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호두에게 꼭 물려주고 싶은 것은 독서와 운동이라는 취미입니다. 물론 본인이 흥미로워하는 분야의 취미를 갖게 되겠지만 독서, 운동 두 가지는 필수로 전해주고 싶습니다.
독서는 내면을 단단하게 해 줍니다.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보낸 그 시간은 오롯이 내면에 스며들어 나의 일부가 됩니다. 비 내리는 센티한 날에는 따뜻한 에세이가 마음을 위로해 주기도 하고 고민이 있을 때는 자기 계발서를 보며 방향성을 찾기도 합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가 본 사람의 경험담을 읽으며 힌트를 얻기도 해요.
이렇게 상황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다 보면 삶의 지혜를 얻게 됩니다. 또한 그 시간이 쌓여 내면이 단단해집니다. 그렇게 단단해진 내면은 살면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 나의 중심을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줍니다.
운동은 신체 건강을 넘어,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느끼는데요. 귀찮음을 극복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어제보다 더 빨리 달리고, 더 무거운 무게를 들고 더 오래 버텨내는 작은 성공의 경험들이 쌓이면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게 됩니다. 이렇게 성취한 자신감은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성장을 이끌어 냅니다.
가끔 몸이 처지거나 기운이 없을 때도 일단 5분 산책이라도 하고 나면 다시 뭔가를 해낼 기운이 생겨납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신체적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운동은 마음먹고 가끔 한다기보다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고 생활의 일부로서 늘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함께하면서 취미로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위에 모든 것들을 학습하듯 가르치기보다는 저와 남편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배우고 체득하게 될 것 같습니다.
호두야, 남은 시간 건강하게 지내다가 우리 반갑게 만나자.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