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두고
호두야, 안녕. 네가 이 글을 언제쯤 보게 되려나. 궁금하구나. 오늘은 임신 27주 차가 되었어. 임신 후 20주 차부터 왼쪽 손목이 도무지 나아지질 않고 하루하루 더 아파서 걱정이야.
어제 새벽에는 배가 너무 무겁고 힘들어서 새벽 1시 50분에 깼지 뭐야. 몸이 이렇게 급변하는 게 쉽지 않구나. 걷는 것도 힘이 들고 소화도 잘 안되네. 그래도 호두가 잘 자라야 하니까 영양제도 먹고 영양가 가득한 음식도 고르게 먹으려 노력하고 있어.
몸에 안 좋은 밀가루, 탄산, 매운 음식은 멀리하고. 한 달 전부터는 요가도 시작했어. 건강한 출산 후 체력이 좋아야 우리 호두도 잘 볼 테니까. 임신하고 회사에서 일하는 게 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네. 이제 회사 나올 날이 세 달도 채 남지 않았구나.
이제 호두를 만날 날이 백일도 채 남지 않았어. 여러 가지 감정이 드는 시점이야. 엄마는 호두가 나오면 바로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어서 조리원도 가지 않기로 했어. 24시간 호두와 함께하면서 호두가 원할 때는 언제든 함께하려 해. 출산휴가, 육아휴직도 최대한으로 써서 1년 3개월을 모두 쉬기로 했어. 아기가 태어나서 3년까지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해. 그때 호두 곁에 엄마가 항상 있고 싶어서 그런 결정을 내렸어.
이렇게 비장하게 마음먹고 있지만 처음 겪는 출산을 앞두고 있다 보니 두렵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
또 호두를 만난 뒤에는 호두를 재우고,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는 것까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돼. 어떤 사람들은 아기를 낳고 산후우울증이 오기도 한다던데 행여나 그러진 않을지 우려도 되고. 아기 낳으면 젖몸살도 심하게 온다고 하던데. 정말 한 생명 탄생시키는 일이 보통이 아니구나.
세상 모든 엄마들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 나도 이제 곧 엄마가 될 테니 더욱 대단해지겠는걸.
이런저런 걱정이 많지만 엄마 곁에는 사랑하는 남편, 할머니가 계시고 또 우리 호두가 있으니까 잘 해낼 거라고 믿어.
그리고 엄마는 생각보다 더 강한 사람이니까. 똑똑한 사람이고. 힘들지만 그 시간을 잘 헤쳐나가서 더 멋진 사람이 될 거라 믿어.
호두야, 우리 같이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