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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지 Nov 27. 2024

성장.

2024년도 내가 지나온 길

[2024년 키워드는?]

 나의 2024년 대표 키워드는 '성장'으로 점철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산에서 3년 정도의 삶을 정리하고 다시 서울로 복귀. 20살 이후 어른이 된 후 두 번째 이사였다. 이사라는 것이 처음에는 두렵기도 하고 다시 환경이 바뀌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펼쳐진 현실은 너무도 평안했다. 미리 겁에 질려했던 나의 걱정이 얼마나 우기였는지 깨달았다. '아, 인생에서는 그다지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구나.'라는 것을 배웠다. 집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흘러갔다. 


[환경 변화] 

 회사에서도 곧 잘 적응했다. 배려심 넘치고 친절한 팀원들과 좋은 사무실 환경. 부산에서는 사람도 적고 나를 감시하거나 지켜보는 사람도 없었다. 상대적으로 업무도 힘들지 않았고 시간이 넘쳤다. 서울에서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많고 일도 너무나 많았다. 누군가 이런 겉모습만 본다면 '어후, 서울 와서 힘들겠네. 부산이 좋지?'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런 변화가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 이런 변화가 찾아왔구나.' 이런 생각이 들자 나의 태도도 더욱 적극적이고 수용적으로 변했다. 새로운 미션과 과제가 주어질 때마다 성장하기 위한 시간이 왔구나 하며 두 팔 벌려 임했다.

 

[책 읽는 습관 만드는 법]

 올해는 내 생애 어느 때보다 책을 가장 많이 읽은 해이기도 하다. 11월 26일 현재 기준 30권의 책을 읽었다. 이렇게 책을 많이 읽은 이유는 내 마음속에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렬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인격적으로나 커리어, 삶의 방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발전하고 싶었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독서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은 생각처럼 의지가 강한 동물이 아니기에 내 행동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을 중단하고 밀리의 서재 어플을 깔고 결재했다. 왜 그동안은 OTT 결재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했으면서 독서 어플 결재는 그렇게 망설였는지 모르겠다. 나 자신에 대한 투자,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는 망설이지 말고 해야 한다는 책의 구절을 읽은 뒤에야 실행할 수 있었다. 


 하루 중 매일 같은 시간에 책을 읽는 행동에 대한 습관을 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일 출퇴근 길 무조건 밀리의 서재 어플만 사용하기로 했다. 엄지 손가락이 부들거리는 유혹을 참고 유튜브 대신 독서 어플을 눌렀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고민할 틈도 없이 지하철만 타면 자동적으로 독서 어플을 누르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늘은 왠지 책이 읽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도 무조건 도서 어플을 켰다. 책을 읽지 않고 베스트 목록만 들여다보는 한이 있어도 같은 행동의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하자 독서 이외에 자기 계발과 자기 관리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운동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더욱 관심이 생겨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되었고, 부동산, 경매에 관심이 생겨 관련 책을 읽으면 그와 관련된 공부를 추가로 하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가기 위한 선구자들의 지혜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배웠다. 그런 재미를 느끼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새벽 운동] 

 새벽 기상. 말만 들어도 몸서리 처지는가.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내가 이렇게 매일 새벽 6시 30분 기꺼이 일어나서 스스로 운동이나 카페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줄은 몰랐다. 시작은 남편과의 운동이었다. 결혼 전 남편과 서로 알기도 전부터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운동에 열정적인 사람들이었다. 나는 운동을 하다가 안 하다가 하기도 하고 몇 달 바짝 하다가 또 몇 달 쉬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은 달랐다. 성실이라는 단어가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남편이 아닐까 할 정도로 남편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아침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결혼 후에도 당연히 그런 습관은 이어졌고 나도 동참하게 되었다. 집 근처 헬스장을 등록하고 매일 아침 헬스를 했다. 그러다 헬스장 바로 옆에 있는 크로스핏에 관심을 갖게 되어 크로스핏 등록을 했고 3개월 동안 매일 새벽 6시 30분에 일어나 7시 30분 수업에 참여해 운동했다. 


 그 시간 동안 몸도 마음도 많이 성장함을 느꼈다. 난생처음 내 어깨에 생겨난 근육도 봤고 팔 근육도 미세하게 생겨나는 것을 발견했다.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매일 하루의 시작을 성취의 기분으로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하루는 대부분 잠들기까지 크고 작은 기분 좋은 성공적으로 이어졌다. 


 하루는 회사 농구동호회에서 패스하는 공을 받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골절이었다. 내가 골절이라니. 당분간 운동을 못하다니. 처음에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곧 운동을 하던 그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로 채우기 시작했다. 운동가는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서 남편이 운동할 동안 옆에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 찬 바람 부는 추운 겨울이 시작되면서는 계속 자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피곤하면 자라고 하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집을 나섰다. 그 순간은 나에게 놀라운 경험이었다. 억지로 일어나서 가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선택해서 자는 것보다 더 원하는 것을 위해 간다는 것이. 


 예전에는 일찍 기상하는 것 자체가 미션이었다면 이제는 이른 기상은 당연하고 그 이상의 것을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아, 내가 또 성장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경계하려고 했던 것은 조급함과 초조함이다. 조급함과 초조함이 마음속에서 머리를 들면 잘 될 일도 얽히고 만다. 


 항상 차분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상황과 나 자신을 들여다보려 한다. 이렇게 열심히 앞을 향해 나아가다가도 ‘이미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뭔가 더 대단한 것을 해내야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마음이 슬며시 고개를 들려고 한다. 그럴 때면 조용히 그 머리를 꾸우욱 누르며 ‘어, 아니야. 들어가. 난 잘하고 있어. 이렇게 꾸준히 하루하루 쌓아가면 돼. 바이. 짜이찌엔.’하고 말한다. 나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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