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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9주, 시어머니 생신상

by 애지

다음주 토요일은 시어머니의 생신입니다. 임신 29주라는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제가 직접 생신상을 차려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는 평소 전해주시던 어머니의 깊은 사랑에 보답하고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 평소 어머니는 음식 솜씨가 워낙 뛰어나시고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을 좋아하셔서 주변에 항상 직접 만드신 음식을 나눠주시곤 합니다.


저는 평생 우리 엄마 음식보다 맛있는 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 음식을 맛본 후, 처음으로 엄마 음식에 견줄만한 맛있는 음식을 만났습니다. 덕분에 어머니께서 음식을 챙겨주시면 저는 늘 기쁘게, 그리고 남김없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육개장, 갈치구이는 물론이고, 임신한 뒤로는 장어, 고깃국 등 몸에 좋은 다양한 음식을 정성껏 해주셨습니다. 음식 외에도 사과, 복숭아같이 제가 좋아하는 과일도 잊지 않고 자주 챙겨주셨어요.


어머니께서는 베푸는 기쁨을 느끼시고 저는 어머니가 주시는 음식을 반갑게 맞아 맛있게 먹으니 시어머니와 저는 환상의 궁합입니다.



그런 어머니의 생신이 다가오고 있어요. 어머니께서 항상 힘들게 음식하고 고생하시니 이번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외식하러 가자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어느 식당을 갈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말했습니다. "우리가 직접 생신상을 차려드리자!" 생각해보니 결혼 후 어머니 생신상을 제대로 챙겨드린 적이 없는 것 같았어요. 항상 저희를 위해 애써주신 어머니를 위해 이번에는 저희가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치즈, 피자 이런 메뉴를 좋아하시는데요. 그래서 음식 컨셉은 양식으로 정했습니다.


컨셉 : 애지 레스토랑

메뉴 : 카프레제, 리코타치즈 샐러드, 새우 토마토파스타, 새우 올리브오일 파스타, 피자, 올리브빵, 과카몰리

재료 : 또띠아 큰 거, 모짜렐라치즈, 버섯, 샐러드 야채, 방울토마토, 큰토마토, 파스타, 새우, 아보카도, 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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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요리를 잘하지는 않지만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음식 위주로 정성껏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남편은 평소에 나초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최근에 어머니도 젊으셨을 때부터 나초를 좋아하셨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입맛도 유전되는 것인가! 그래서 과카몰리, 나초도 준비해 볼 예정입니다.


생신상을 차려드리는 것은 단순히 음식을 전해드리는 것 이상의 의미입니다. 올해 결혼한 도련님과 동서까지 초대해서 여섯 명의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식사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가족끼리 음식을 먹으며 오순도순 대화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삶이 풍요로워지는 행복입니다.


식사 후에는 윷놀이나 가족오락관 같은 게임도 준비해서 재밌는 시간도 보내려 합니다. 시어머니께 드릴 편지와 선물도 준비하고요. 사진도 많이 찍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뭔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가족이라니. 이보다 큰 행복이 있을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뭔가를 준비해 보세요.

그 순간부터 마음이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에요.
당신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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