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몇 시예요?"
"왜요?"
"오늘 김연경 신인감독하는 날인데."
"아, 그래요? 여보가 요즘 재밌게 보는 프로그램? 오늘 본방이에요?"
"네네. 몇 시에 하더라."
"제가 찾아볼게요! 한 시간 뒤에 하니까 산책 다녀와서 보면 딱이겠어요!"
남편과 함께 저녁 산책을 다녀오자마자 텔레비전을 켜고 남편이 보고 싶다던 프로그램이 하는 채널에 맞췄습니다. 남편은 평소에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는데요. 저렇게 챙길 정도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정말 좋아한다는 뜻입니다. 그런 남편의 관심사를 함께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먼저 나서서 프로그램 시작 시간도 찾아보고 텔레비전도 켜두었어요.
남편은 평소에 기대는 자세와 달리 텔레비전 바로 앞에 바짝 붙어 앉아 허리를 꼿꼿이 펴고 집중하는 모습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저도 만삭의 배를 잡고 남편의 무릎을 베고 누웠습니다. 저는 이런 운동 프로그램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남편이 저렇게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함께 그 관심을 나누고 싶어서 티브이로 시선을 고정했어요.
"여보는 이 프로그램을 왜 좋아해요? 어떤 점이 재밌어요?"
"아, 저 선수들이 원래 지금 경기하는 반대편 팀 선수들이었는데 지금 새로운 팀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거예요."
"오, 엄청 부담되면서도 잘하고 싶겠다. 치열하네!"
"맞아, 맞아. 저 선수들이 역량을 더 키워서 새로운 모습 보이고 성장하는 그 스토리가 재밌는 거지."
저는 저 프로그램이 재밌는 진짜 이유를 알고 싶다기보다 내가 사랑하는 남편이 어떤 점을 흥미롭게 여기고 재밌어하는지가 궁금했어요. 남편의 마음을 알고 싶고 나누고 싶고 남편이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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