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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금 힘든 길을 걷고 있다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by 애지

어제부터 기온이 다시 영하로 내려갔어요.

어제는 영하 4도 더니 오늘은 더 내려간 영하 6도라고 합니다. 여기에 밤새 내려앉은 차가운 공기가 발걸음에 일어나며 옷 속으로 파고들다 보면 너무 추워서 으슬으슬 떨게 돼요. 어둠이 채 가시지 않고 달 마저 떳떳하게 하늘 한가운데에 떠 있습니다.


새벽의 어스름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더욱 춥게 느껴지는 아침이에요. 한 겨울 출근길은 도착지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도 멀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두 볼에 와닿는 차갑고 매서운 바람 때문에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걷다 보면 어깨도 무겁고 아파와요.



그런데 갑자기 미소가 지어집니다.

차갑고 매서운 바람을 뚫고 조금만 더 가면 천국이거든요. 이 길의 끝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헬스장 샤워실이 있어요. 요즘 손가락을 다쳐서 운동은 하지 못하지만 남편과 함께 새벽에 집을 나서서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카페에 가서 책을 보거나 글을 씁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지금 너무 고통스럽지만 이 길의 끝에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샤워장이 있고 그곳에서 이 모든 추위를 따뜻하게 녹이며 행복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그 생각이 들자 차가운 바람을 마주하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벌써부터 행복함이 느껴지는 듯했어요. 이윽고 도착한 샤워장에서 찬 바람에 빨갛게 물든 볼에 따뜻한 물을 얹으며 "아, 이곳이 천국이구나."하고 미소 지었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힘든 순간이 있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너무 험하고 멀고 끝을 알 수 없다는 생각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이렇게 힘들고 괴로운데 어떻게 계속 나아가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면 따뜻한 샤워를 생각해 보세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다 보면 지금 가고 있는 그 길의 끝에는 분명 당신의 언 마음을 감싸 안아 녹여줄 따뜻한 샤워가 있을 거예요. 그 길 위에 당신을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하세요. 저도 그 길 위에 서서 열심히 나아가는 당신을 응원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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