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주 오랜만에 다시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크로스핏을 했었는데 농구하다가 손가락 골절을 당한 이후 운동을 3달 째 못하고 있었어요. 체형도 변하는 것 같고 체력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 빨리 다시 운동하고 싶은데 손가락이 아직 낫지 않아서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러닝 동호회 활동을 한다고하여 신청하고 드디어 오늘 아주 오랜만에 올해 첫 러닝을 시작했어요.
며칠 전부터 오늘이 기다려지고 은근 설레더라고요. 이 날씨에 저녁 러닝에는 어느 정도의 옷을 입어야 하는지 찾아보고 전날부터 준비해서 드디어 퇴근 후 회사 동료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운동복을 갖춰입고 거울 앞에 섰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저의 모습이 무엇인지 새삼 깨달았어요. 운동복을 입은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내가 선택한 나의 시간.
내가 발전하고 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은 저에게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운동복을 입고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저의 모습입니다.
넓은 올림픽 공원에 스무명 남짓한 동료들과 모여 러닝 코치님의 지도에 따라 스트레칭과 드릴 동작을 하고 첫 시간인만큼 본인의 페이스를 알기 위해 20분 동안 가능한 만큼 공원을 크게 도는 것이었는데요. 무조건 5바퀴를 뛰는 것으로 잘못 이해해서 혼자 35분 동안 돌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선두조로 출발했고 제 옆을 지나쳐가는 뒷조의 사람들이 없었는데 제가 도착할 때 다른사람들은 이미 모두 모여 마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있더라구요.
평소 운동에 자부심이 있던 저는 내가 꼴등을 할 리가 없다면서 혼돈의 카오스에 빠졌습니다. 알고보니 남들보다 15분 더 뛰면서 계속 뛰었더라구요.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몇 달만에 러닝한 기록치고는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내가 원하면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차올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5바퀴 넘게 뛰면서 중간 쯤부터 정말 너무너무 힘들고 걷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천천히 뛰는한이 있어도 한 번도 쉬지 않고 뛰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낸 제 자신이 너무나도 기특하고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러닝은 정말 좋은 운동이에요. 언제 어디서든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남이 아닌 내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어제보다 발전된 오늘의 내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이렇게 운동을 하면서 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는 것을 경험했어요.
러닝하면서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자꾸 느려지기도 하는데요. 같이 뛰는 사람들이 있으면 더 힘을 내서 달리게 되고 옆에서 함께 달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더 즐겁고 힘이 나요. 그래서 러닝 크루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마치 더불어 인생을 살아갈 때 더욱 삶의 풍성해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러닝하기로 결심하고 실행한 것은 2025년 들어 제가 가장 잘한 일입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도 지금 당장 나가서 뛰어보세요! 대단하지 않아도 되요. 아주 잠깐이라도 괜찮습니다. 러닝하기 전과 후, 몸도 마음도 달라진 자신을 분명 발견하게 되실거에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러닝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