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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에게 전하는 마음 ep3.

그 사람만의 사정이 있겠지.

by 애지

호두야, 안녕. 오늘은 다양한 상황과 관계 속에서 호두를 위한 마인드에 대해 전해주려 해. 세상을 살다 보면 다양한 상황이 생기곤 한단다. 나의 예상 밖을 넘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엄마가 늘 이해하려 노력하는 게 있어. '내가 모르는 저 사람만의 사정이 있겠지.', '이런 상황이 생긴 이유가 있겠지.'라는 생각이야.


어렸을 때는 이런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 누군가 내가 예상치 못한 불합리하거나 이해가 안 되는 태도나 반응을 보일 때 '저 사람 왜 저래? 진짜 이해가 안 되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 그리고 그런 생각이 깊어지고 되뇔수록 점점 더 상대에 대한 불만과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계속 커졌어. 그럴수록 점점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나였지.


그런데 점차 나이가 들고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내가 알 수 없는 그 사람만의 사정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사람들에게는 다들 각자만의 사정이 있고 그걸 내가 모두 알 수는 없는데 순전히 나의 시선으로만 상대를 판단하고 비난하는 것은 굉장히 좁은 관점과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단다. 더불어 나의 마음을 더 힘들게 하는 일이기도 하고 말이야.


예를 들어 호두가 지하철에서 누군가를 살짝 치고 지나갔는데 그 사람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소리를 질렀다고 생각해 보자. 당연히 호두 입장에서는 아주 살짝 스친 것뿐인데 저렇게 소리를 지르고 호들갑을 떨다니 하면서 이해가 안 될 수 있어.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과거 경험이나 트라우마가 있을 수도 있지. 그렇다면 우리가 봤을 때 별거 아닌 일이라도 그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큰 충격이 될 수도 있는 거야. 그럴 때는 그 사람의 행동에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사과하면 된단다.


그렇게 생각하면 호두에게도 매우 도움이 돼. 상대방의 부정적인 반응에 직접적으로 호두가 영향을 받거나 휘둘리지 않고 그 사람의 반응과 호두의 마음을 분리시킬 수 있기 때문이야.


이번에는 학교나 회사를 가정해 볼까. 학교에서 호두가 평소에 하던 대로 친구에게 장난을 쳤는데 친구가 갑자기 엄청 화를 낼 수도 있어. 갑자기 울어버릴 수도 있고. 그럴 때 호두는 '평소에도 하던 건데 왜 갑자기 저러지.'하고 당황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 친구 입장에서는 오늘 아침 엄마와 다퉈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이거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예민한 상태일 수 있어. 호두가 알지 못하는 그 친구만의 사정이 있을 수 있는 거지.


그럴 때는 그 친구의 반응에 바로 반감을 표시하며 같이 화내기보다는 '오늘 무슨 사정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너무 그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주면 그 친구에게도 호두에게도 좋을 거야.


세상을 살다 보면 사람은 물론이고 다양한 상황들이 호두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거나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어. 다양한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그건 당연한 거란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서 너무 속상해하거나 몰두되기보다는 '그럴만한 그 사람의 사정이 있나 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지혜롭게 잘 대응하기를 바라.


물론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수 있지만 하다 보면 결국 호두는 잘 해내게 될 거야. 엄마는 호두를 믿어. 엄마는 언제든 여기 있으니 힘들거나 고민될 때는 찾아오렴. 호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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