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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에게 전하는 마음 ep4.

엄마의 플레이리스트

by 애지

호두야, 안녕. 오늘은 엄마가 요즘 듣는 노래들에 대해 공유해 주려해. 음악은 인생의 다양한 상황에서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아. 기쁠 때는 더욱 기쁘게 해 주고, 슬플 때는 마음으로 어루만져 주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 집중력을 더욱 높여주기도 하고 기분 전환을 시켜주기도 하지.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상황에 맞춰 노래를 듣는 것을 참 좋아해.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클래식을 들어. 클래식도 상황에 따라 듣는 분위기의 종류가 다양한데 아침에는 드뷔시의 아라베스크를 듣고 있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잔잔한 아침 분위기에 맞으면서도 아침이슬이 푸른 잎에 떼구루루 구르듯 귀를 간지럽히는 피아노 소리가 잠을 부드럽게 깨워주는 느낌이거든. 출근길에 아빠 차에서 잠들 때는 프랜치 클래식 모음집(드뷔시 등)을 들어.

잔잔하고 큰 자극이 없어서 자면서 듣기 좋더라고. 지하철을 타고 혼자 출근할 때는 드라마 카이스트 OST곡, 여행스케치 왠지 느낌이 좋아 같이 밝고 신나는 노래를 들어. 가사도 정말 좋단다.


'소중한 건 바로 마음속에 쓰러지지 않는 용기죠~ 나를 향한 믿음 그것만이 멋진 미래를 열 수 있는 작은 열쇠죠~.'라는 가사를 듣다 보면 출근길에 좀 지치고 힘들어도 주먹을 불끈 쥐며 힘을 내게 되는 것 같아. 내가 지금 옳은 길을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퇴근할 때는 희망차고 위로가 되면서도 기운을 북돋아 주는 음악을 듣는 편이야. 그때마다 다른데 요즘에는 샤이니의 스탠바이미(꽃보다 남자 OST), 옥상달빛의 인턴,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를 듣고 있어. 스탠바이미는 드라마를 볼 때의 재밌던 감정이 떠오르기도 하고 샤이니의 목소리가 청량해서 기분이 좋아져.


옥상달빛의 노래를 위로가 되는 곡이 참 많은데 특히 인턴은 '불안해하지 마, 이렇게 얘기하는 나도 사실 불안해~'이런 가사가 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따뜻하게 위로가 돼서 좋아해. 여행스케치 노래는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 다 할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길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이런 가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줘서 들으면 기분이 좋아져.


퇴근 후 아빠가 엄마 배 마사지 해줄 때는 예전에 좋아하던 파리넬리의 울게 하소서를 요즘 다시 듣고 있어.

아빠의 따뜻한 마사지 손길을 받으며 이 곡을 틀어 놓고 눈을 감으면 아름다운 선율에 몸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아. 비록 가사와 노래 배경은 슬프지만 곡 자체가 정말 아름다워서 기분 좋게 빠져들게 돼.

집안일을 하거나 활기차게 움직이고 싶을 때는 쇼팽의 즉흥환상곡,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교향곡 1번을 들어. 두 곡은 첫 부분의 강렬한 시작이 기분을 전환시키면서 다른 생각 없이 음악을 온전히 즐기고 몰입하도록 해줘. 특히 즉흥환상곡은 계곡의 물이 세차게 흐르듯 이어지는 피아노 소리 한음한음이 너무나 아름답단다.


그렇지만 클래식 중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엘가의 사랑의 인사야. 학창 시절이었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굉장히 시무룩해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침대에 누워있을 때 거실에 틀어진 TV에서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흘러나왔는데 굉장히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로가 되었던 경험이 있어. 그 이후로 사랑의 인사를 종종 들으며 엄마의 최애 클래식 곡이 되었어.


엄마가 다양한 음악을 들으며 위로도 받고 행복도 느끼고 안정도 느낀 것처럼 우리 호두도 음악 듣는 즐거움을 느껴보기를 추천해.


나중에 호두가 좋아하는 노래나 음악도 엄마에게 들려주렴. 어떤 곡이라도 너무 좋을 거 같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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