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의 시간에 깨달은 것들
아침 10분 명상을 시작한지 한달이 되어간다.
데일리캄 앱을 사용하고 있다.
명상이 뭐 별거겠어?
그거 뭐 눈감고 대충 한 십분 가부좌로 앉아 있는게 뭐 별건가?
그런데 세상에_
내 인생에서 그렇게 가만히 십분을 앉아 있었던 적이 없었나봐.
아무 생각 안하려고 애쓰지도 말고
그렇다고 뭘 생각하려 하지도 말고
그냥 지금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다시 현재에 집중하고, 현재의 호흡을 바라보라는데
와,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
십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다
내가 무슨 초등학생도 아니고
그깟 십분 가만히 못있을까 싶었는데
아주 들썩들썩 머릿속에서 막 난리가 난다
나중엔 몸도 막 눕고 싶고
고개라도 좀 돌리고 싶고
하- 정말 나 집중력 문제있다.
첫 일주일은 그냥 저냥 시늉이라도 했는데
이후로는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수련이 더 어려워졌다.
십분을 못채우고 스트레칭을 하거나
실눈을 뜨고 몇분 지났나 기웃거리기도 하고
어느 날은 그냥 누워서 다시 잠들어버렸다.
그래 쉽다고 한 적 없다 아무도.
다 연습이 필요한 것이지.
무위의 십분
꼭 무엇을 얻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ADHD 상태의 삶에서 의식적으로 고요함을 되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스타그램을 켜지 않고
유튜브를 보지 않고
카톡을 들여다보지 않고
온 세상 사람들 다 잠시 꺼두고
그냥 나
가만히 십분
해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십분도 나를 대면하기가 힘들구나
내 머릿속의 잡념들이 부담스러워서 자꾸만 핸드폰을 집어 들었구나
그래서 연습한다.
나를 너그럽게 만나기 위한 시간 십분을.